[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투자지표가 주가이익배수(PER)이다. PER이란 주가를 순이익으로 나눈 것이다. 즉 주가가 순이익의 몇 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지를 알려준다. 그래서 이 배수가 높으면 주가가 기업의 실력에 비해서 높다고 보고 이 배수가 낮으면 주가가 낮다고 해석한다.

그 런데 가만히 따지고 보면 주가는 앞으로 회사의 이익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 이것을 미리 반영하여 올라가 버린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PER를 계산할 때 순이익은 여전히 최근의 실적이나 아니면 가장 가까운 미래의 것을 사용하므로 이런 좋은 실적이 반영되지 않는다. 그래서 미래 이익 전망이 좋은 회사는 주가가 이익에 비해서 아주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다.

이런 경우에 그 회사의 PER이 높다고 그 회사의 주가가 회사의 실력에 비해서 높게 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만은 없다. PER이 가진 이런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 새로 만들어 낸 것으로 PERG라는 것이 있다. 이는 PER를 미래 이익의 성장률로 나누어 주는 것이다. PER이 30이고, 미래 이익 성장률이 30%면 단위는 그냥 무시하고 배수 30을 성장률 30으로 나누어 준다. 그러면 PERG는 30/30=1이 된다. 즉 미래의 높은 이익 전망을 반영하여 높이 올라간 PER를 높은 이익 성장률로 조정해서 이익 성장률이 서로 다른 회사들과 비교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지난 주 말에 한 증권회사에서 바로 이런 것을 고려해서 비록 PER은 높지만 PERG로 보면 주가가 높지 않은 회사가 있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판단은 올바른 것일까? 즉 그 자료에서 말 하듯이 PER이 높아도 PERG가 낮은 회사는 주가가 싼 회사일까? 문제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PER이 가진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 PERG라는 새로운 지표를 만들었지만 PERG라는 지표 역시 기본적으로 PER이 지난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자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경우 PER(2007년 예상이익 기준)이 약 45다. 그런데 이를 미래 3년 동안 이익이 늘어날 속도를 예상하여 그것으로 PER를 나누어 주면 PERG가 0.4가 되어 주가가 높다고 볼 수 없다. 관행적으로 PERG는 1를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주가가 높고, 이보다 낮으면 주가가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이익의 질이다. 이미 지난 번 칼럼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주가이익배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익의 질이다. 이익이 성장한다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질이 좋은 이익은 빨리 성장하면 할수록 좋지만 질이 나쁜 성장은 빨리 하면 할수록 회사의 가치를 까먹는다.

이익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당연히 생산자원이 투입되어야 한다. 즉 이익의 질이 좋다는 것은 투입된 자원에서 나오는 이익의 정도가 투입된 자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보다 높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알려주는 가장 간단한 지표는 주주자본이익률(*순이익/주주자본)이다.

이 회사는 2006년까지만 해도 과거 10년 동안 주주자본이익률이 10%를 넘지 못했다. 과연 이 회사의 자본조달비용을 얼마로 볼 것인지 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투자가의 입장에서 기대수익률을 최소 10%로 본다면 이 회사는 이런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들어와서 순이익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주주자본이익률이 높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회사의 순이익의 내용을 자세히 따져보면 순이익의 증가는 영업활동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영업외 부문 즉 투자한 자회사의 주가가 올라서 늘어난 것이다. 즉 최근까지의 실적으로 판단하면 비록 이 회사의 주주자본이익률이 올라가더라도 이것이 이 회사가 본업에서 실력이 늘어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주가를 기업의 이익과 비교할 때 결코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이익의 질이다. 이익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다음 3가지다. 하나는 손익계산서에 잡히는 이익이 현금성 이익에 가까워야 한다. 둘째는 투자자본에서 나오는 이익의 수준이 투자자본의 조달 비용보다 높아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익의 성장 속도가 높아야 한다. 이익의 질이 높은 회사란 이 3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회사를 말한다.
Posted by ahnT
,
[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주식시장의 성격을 이해하고 이를 실전에 적용할 수 있다면 투자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받을 것이다. 주식시장의 성격을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주식시장을 다른 시장이나 다른 게임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을 주택시장과 비교해 보자.

이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주식시장은 거래 대상에 대한 정보와 거래 가격이 마치 축구 경기를 중계하듯이 실황으로 중계된다는 점이다. 주택시장은 이와 달리 거래 가격의 정보가 매우 느리게 전달된다. 만약 주택의 거래 내용이 마치 주식시장처럼 중계된다면 아마도 주택 가격의 변동 정도가 지금보다는 훨씬 더 심해질 것이다.

투자 가들은 보통 주식시장에 비해서 주택시장의 가격이 더 안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택시장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집어넣고도 밤에 잠을 잘 잔다. 이는 바로 주택시장의 정보와 가격이 실황으로 중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주식투자에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만약 주식투자가도 마치 주택 투자가들처럼 실황으로 중계되는 주식 가격의 변동을 무시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주식시장에 집어넣고도 밤에 잠을 잘 잘 수 있을까? 이를 반대로 생각해 보자. 주식에 관한 정보와 가격이 지금처럼 실황으로 중계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주식 가격의 변동이 지금보다 훨씬 덜할 것이며, 주식 가격이 떨어져서 배가 아픈 경우도 덜할 것이다.

그러나 과연 주식투자가들 중에서 가격 변동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가격이 올라가면 별로 문제가 없지만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경우에도 이를 무시할 수 있을까? 비교적 큰 폭의 가격 하락을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은 과연 무엇을 믿고 그러는 것일까? 한 가지 믿을 구석이 있기는 하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값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종이쪽지를 사는 것이 아니라 한 기업을 통째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록 주식이라는 종이쪽지의 값이 내려가더라도 내가 산 기업이 장사를 잘하고 있다면 주식 가격이 떨어져도 겁을 먹지 않고 밤에 잠을 잘 잘 수 있을 것이다.

일 시적인 주식 가격의 상승과 하락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이 내가 산 회사가 지금 장사를 잘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잘할 것인지 짐작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이것은 밤에 잠을 잘 자기 위해서 치러야 하는 어쩔 수 없는 비용이다.

그 런데 사실은 많은 투자가들이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즉 주가를 회사의 장사 결과인 이익과 비교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주가이익배수 또는 PER이라고 부르는 투자지표다. 그래서 주가가 이익에 비해서 낮으면 주가가 싸다고 판단하고, 반대로 주가가 이익에 비해서 높으면 주가가 높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 주식시장 전체의 주가는 이익의 약 15배 수준이다.

그러면 주가이익배수가 낮으면 반드시 주가가 싼 것이며, 반대로 주가이익배수가 높으면 반드시 주가가 비싼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주가가 이익의 20배가 되어도 주가가 낮은 수준일 수 있다.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판단하는 것일까?

주가이익배수란 다른 측면으로 보면 기업이 만들어내는 1원의 이익을 주가로는 얼마로 평가할 것인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어떤 회사의 주가가 이익의 10배라는 말은 그 회사 이익 1원을 주가로는 10배인 10원으로 평가한다는 말이다.

이 는 고스톱에서 게임을 결과를 점수로 나타내고, 1점을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 하는 것과 비슷하다. 만약 1점을 1천원으로 정하면 10점을 따면 1만원을 번다. 마찬가지로 기업이익 1원을 주가로 10원이라고 보면 순이익이 1천원이 되면 이 회사의 주가는 1만원이 된다.

그런데 주식 게임과 고스톱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고스톱에서는 1점을 얼마로 할 것인지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미리 정해 둔다. 그러나 주식 게임에서는 기업 이익 1원을 얼마로 할 것인지 미리 정할 수가 없다. 그러면 기업 이익 1원을 주식의 가격으로는 어떻게 정하는 것일까? 어떤 회사는 이익 1원을 주가로 10원이라고 평가하고, 또 다른 회사는 이익 1원을 주가로 20원이라고 평가하는 것일까?

기업 이익 1원을 주가로 얼마도 평가할 것인지를 정하는 기준을 우리는 <이익의 질>이라고 부른다. 기업 이익의 질이 높으면 주가이익배수가 높아지며, 질이 낮으면 주가이익배수가 낮아진다. 이제 마지막 질문을 던지기로 하자. 기업 이익의 질이 높은 회사는 과연 어떤 회사인가?

첫째는 기업 이익이 현금성 이익이어야 한다. 이익이 나는데도 현금이 모자라서 부도가 나는 회사가 있다. 이는 순이익을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현금흐름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둘째는 장사를 하기 위해서 집어넣은 돈에 비해서 여기서 나오는 이익의 수준이 높아야 한다. 이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는 주주자본이익률(ROE)이다.
셋째는 이익의 성장률이 높아야 한다. 이익의 미래 성장률을 짐작할 수 있으면 좋고 이것이 어려우면 최소한 매출액의 성장률은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

혹시 이상의 세 가지 지표, 즉 이익의 질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주가이익배수가 낮은 회사를 찾았다면 그런 회사의 주식을 산 투자가는 비록 일시적으로 주가가 떨어져도 밤에 잠을 설치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ahnT
,






광고



[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워렌 버핏이 벅셔 헤더웨이의 손자 회사인 대구텍을 방문하기 위해 이번 달 25일에 잠시 대구를 다녀간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직접 말했거나 그의 투자방식에 대해 쓴 이런 저런 책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문장들을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필요할 경우 약간의 해석을 붙였다.

당신의 판단이 옳은가의 기준은 당신의 생각이 군중의 생각과 일치하는가가 아니라 당신이 사용하는 숫자와 논리의 타당성에 달려있다. (*워렌 버핏은 높은 투자성과를 내기 위해서 다수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과 틀릴 때를 기다린다.)

벅셔 헤더웨이는 주식을 살 때 마치 비공개기업을 사듯이 접근한다. (*비공개회사를 사려면 어쩔 수 없이 그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공개회사도 마찬가지로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여 주식을 사고 판다.)

분 산투자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투자가에게 알맞은 투자방법이다. (*흔히들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분산투자를 하라고 한다. 분산투자를 하면 위험도 줄어들지만 자연히 수익도 낮아진다. 즉 분산투자는 자신의 투자 결정에 자신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법이다.)

갖고 있는 주식의 가격이 50%가 떨어져도 겁을 먹지 않을 수 있는 사람만이 주식투자를 해야 한다. (*이럴 정도로 자기 판단에 확신을 가지고 일시적인 손실을 견딜 수 있는 심리를 가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투자의 핵심 요소는 기업의 본질가치를 측정하고, 적정한 가격 또는 가능하다면 이보다 더 싼 가격으로 사는 것이다. (*워렌 버핏은 초기에는 싼 가격을 강조했으나 점차 좋은 회사를 강조하는 쪽으로 기울어 지고 있다.)

주 식시장, 경제, 이자율의 방향이나 선거의 결과를 예측하려 하지 마라. (*예측할 수만 있다면 예측하면 된다. 그러나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는 그린스펀이 조용히 귀속말로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내린다고 속삭여도 그 말을 믿지 않는다고까지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욕심을 낼 때 겁을 내고, 다른 사람들이 겁을 낼 때 욕심을 내라. (*다수와 반대로 해야 높은 투자수익을 얻는다.)

주식시장이 없다고 생각하라. 주식시장의 가격 변동을 무시하라. (*주식시장의 가격 변동에 휘둘리면 심리적으로 이를 견디기가 매우 어렵다. 뿐만 아니라 투자성과가 좋은 것도 아니다.)

투자가는 마치 일생에 20번만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라. (*정말 좋은 회사를 싼 값에 살 수 있는 기회는 평생에 그렇게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너무 성급하게 투자 성과를 기대하지 마라. 투자기간을 4~5년으로 잡아라. (*오늘 샀는데 내일 주가가 올라간다면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지 않았나 의심해야 한다. 자신의 판단이 다수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성장과 가치 투자는 같은 것이다. (*성장은 결국의 가치의 성장이므로 성장과 가치는 같은 의미다.)

회사를 사라. 주식에서 단기 시세 차익을 보려고 하지 마라.(*회사를 사면, 회사가 이익을 내고, 그것이 투자가의 이익이 된다는 투자철학이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Posted by ahnT
,
지난 주 세계 주가는 1.4% 올랐다. 그 전 주에는 더 많이 올랐다. 아마도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보고 투자가들이 안심을 한 모양이다.
 
지난 주 신흥국 주가는 3%나 올랐다. 역시 그 전주에도 많이 올랐다.
 
지난 주 미국 주가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 전주에는 많이 올랐다.


지난 주 미국 금융업 주가는 조금 낮아졌다.


지난 주 미국 주택건설업 주가는 9%나 내렸다. 주택건설업 주가는 줄기차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 주 미국 3개월 국채의 할인율은 2% 올랐다. 그러나 아직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 미국 10년 만기 국채의 가격은 조금 올랐다. 그 전 두 주 동안은 내렸다. 금융시장에 위험이 높아지자 국채 가격이 올라갔는데 지금은 잠시 그 위험이 줄어드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0년 만기 국채의 가격 역시 조금 올랐고, 그 모습은 10년 국채와 마찬가지다.


한편 미국 달러 환율은 1% 떨어졌다. 2006년초부터 지금까지 계속 빠른 속도로 달러 환율이 낮아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린후 하락 기울기가 더 가파라졌다.

잠시 주춤하던 유로 환율은 다시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4주 연속 올라가고 있다.
 
엔화 완율은 옆으로 갔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지난 주 옆으로 갔다. 그러나 최근에 아주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금 가격이 750달러로 높이 올라가고 있다. 올라가는 속도로 빠르다.
 
원유가격이 81.66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주 농산물 가격이 3%나 올랐다. 6주 연속으로 올라가고 있다. 농산물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생각하고 추적하다 별 변동이 없길레 잠시 멈춘 사이에 이토록 올라갈 줄은 정말 몰랐다.
 
 
 
(종합)
 
지난 주 주가는 올랐다. 미국 국채 가격은 별 변화가 없었다. 달러 환율은 계속 내렸고, 원자재 가격은 올랐다. 특히 농산물이 많이 올랐다.
 
2주전 미국 중앙은행이 연방기금목표금리를 내린후 주식시장은 안심을 하고 값이 올랐고, 부채 시장은 위험이 조금 가신듯하다. 그러나 달러 환율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원자재 가격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주택시장에서 판매량은 계속 줄고, 가격은 떨어지고, 부도율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자 과연 이런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막연하게 물으보면 대답하기가 매우 어렵다. 좀 구체적으로 물어보기로 하자.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로 지금의 금융시장 위기가 잡힐 것인가?
 
이미 여러차례 이야기했지만 이는 지금의 금융위기의 원인 또는 위기의 특성을 무엇이라고 보느냐에따라 달라질 것이다. 기본적으로 지금의 위기는 과잉 부채때문이고, 과잉 부채를 막아주는 시장의 장치가 작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시장의 장치란 한쪽에서 부채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다른 한 쪽에서 위험이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 정직한 사회다. 그러나 이 위험이 신용 보험, 신용 보증, 자산담보 파생상품 등의 형태로 숨겨져 왔다. 그래서 부채는 더욱 더 늘어났다. 이런 부채로 가짜의 성장이 일어났다. 이 가짜 성장을 보고 다시 위험에대한 경계심은 낮아졌다.
 
이제 장막이 걷히고, 위험에대해 겁을 먹기 시작했다. 중앙은행은 겁을 먹지 말라고 달래면서 금리를 내렸다. 이렇게 한다고 이미 겁을 먹은 사람들이 다시 용감해 지기는 어렵다. 즉 위험자산에 다시 돈을 집어넣기는 쉽지 않다. 지금의 위기가 가라앉으려면 이미 발생한 위험 또는 앞으로 발생할 위험이 이 위험을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곳으로 마치 피가 온몸을 흐르듯이 곳곳으로 잘 전달되어야 한다. 그러지 않는한 아무리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어도 금융위기가 낮아지지 않는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어도 유동성이 상처받은 부채금융상품으로 흘러가 그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부채금융상품은 이미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투자가들로 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대신에 비교적 깨끗한 실물 상품(농산물, 금, 원유 등)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나친 부채에서 오는 거품의 붕괴는 그것이 정상적인 길을 간다면 부채를 줄이는 힘든 과정을 걸어야 한다. 잘못 투자된 자산은 모두 정리되어야 한다. 그러나 중앙은행들은 금융시장이 또는 금융기관들이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그냥 바라보고 있지 못한다. 물에 빠진 금융기관들이 살려달라고 손을 내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고통의 과정에서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리고 무슨 욕을 얻어먹을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역시 중앙은행들은 금융위기를 금융정책으로 막기로 작정을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지나친 부채에서 비롯된 거품이 터질 경우, 악성 부채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그대로 살리려면 결국은 더 많은 부채를 만들어 내야만 한다.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하는 중장기 금리를 낮추어야 한다. 그래야 사회 전반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낮아지고 이것이 마치 부채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부직용을 낳고 있다. 하나는 달러 환율의 하락이고, 다른 하나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다. 이 두 가지 모두 장기적으로 더 이상 금리를 낮추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만약 잘못되면 물가가 올라서 그리고 달러 방위를 위해서 금리는 높아지고, 지나친 부채로 경제 성장은 낮은 좋지 않은 상황으로 빠질 수도 있다.
Posted by ahnT
,

연초에 회사가 연간 성과 목표를 세울 때 거의 대부분이 올해 매출은 얼마이고, 순이익은 얼마라고 말한다. 그럼 과연 이런 실적 목표는 올바른 것인가? 아니다. 왜 그럴까?

우선 매출을 보자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배로 올린다면 이는 좋은 일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우선 그 매출이 이익을 내는 매출이어야 한다. 일년 동안 땀 흘려 일해서 매출을 배로 올렸으나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 매출을 많이 늘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회사를 위해서 그리고 전체 사회를 위해서 더 좋은 일이다.

그럼 이익을 배로 늘린다면 이는 회사가 일년 동안 장사를 잘 한 것일까? 이것 역시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만약 이익을 배로 늘리기 위해서 회사가 투자한 돈 또는 자원의 비용이 이익 증가액보다 더 많이 늘어났다면 사실은 회사는 일년 동안 이익을 더 낸 것이 아니라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즉 이익에서 비용을 뺀 부가가치는 더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따지고 들면 결국 회사의 목표는 매출이나 이익이 아니라 투입한 비용보다 더 많은 이익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회사의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로 매출이나 이익은 이해하기도 쉽고 작성하기도 쉽다. 그래서 이 지표들을 많이 사용한다. 반면에 회사의 이익을 비용과 비교하는 지표는 만들기도 그리 간단하지 않고 또 기존의 생각으로는 좀 헷갈리기도 한다. 그래서 이 지표는 잘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회사의 이익을 비용과 비교하는 것은 교과서에서는 복잡하게 설명하고 있으나 실전에서는 비교적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다. 먼저 이익은 매우 간단하다. 여기서 이익이란 매년 되풀이해서 일어나는 영업활동에서 나오는 이익을 말한다. 아주 간단하게는 영업이익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음은 이런 영업이익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해야 한다. 비용을 계산하려면 투자된 금액을 알아야 한다. 회사가 실제로 영업을 위해서 투자한 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주주의 돈이고 다른 하나는 빌린 돈이다. 이 돈에는 당연히 각각 돈을 조달한 비용이 붙는다. 비용이 없는 돈이란 없다.

그럼 주주의 돈과 빌린 돈의 비용을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이것도 교과서에서는 복잡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복잡하다고 정확한 것도 아니고, 현실적의 의미가 큰 것도 아니다. 이 비용은 회사가 설정하기 나름이다. 그렇다고 그 당시의 평균적인 자본조달비용(금리)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예를 들면 지금이라면 좀 낮게 본다면 10%, 좀 높게 본다면 15% 정도면 될 것이다. 자본의 조달 금리를 좀 낮게 보는 경영자 또는 회사는 조달한 자본으로 투자할 사업 기회가 많겠지만 판단이 잘 못될 경우 손실을 볼 가능성도 높다. 반면에 자본 조달 비용을 좀 높게 보는 경영자 또는 회사는 새로운 사업이나 기존 사업의 확장에 매우 엄격한 반면 어쩌면 미래에 올 수 있는 행운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구체적으로 이익과 비용을 계산해보자. 어떤 회사의 최근 연도 영업이익이 100억원이라고 하자. 그리고 이 회사의 차입금과 주주자본을 합친 금액(이를 투하자본이라고도 한다)이 1000억원이라고 하자. 그리고 이 회사는 자본의 조달 비용을 10%로 정했다고 하자. 이 경우 이 회사는 영업이익 100억원을 만들었으나 자본비용도 100억원이 들어가서 실제로는 일년 동안 본전의 장사를 한 것이다.

이 회사는 다음해 실적 목표를 이익은 20%을 늘리고, 투하자본은 10%만 늘리기로 했다고 하자. 실제로 이렇게 되면 회사는 이익은 120억원이 되고, 투자자본은 1100억원이 되어 자본조달비용은 110억원이 된다. 그래서 결국 회사는 만들어 낸 이익이 들어간 비용보다 10억원이 더 많다. 즉 회사는 일년 동안 장사를 해서 새로 10억원의 가치를 회사에 보태게 된다.

만약 다음해의 성과 목표를 단순히 이익이 20% 늘어나는 것으로만 잡았다고 하자. 이 경우 이익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여서 회사가 일년 동안 장사를 잘 한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만약 회사가 투하자본을 20%이상 늘린다면 이 회사는 장사를 잘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회사의 가치를 까먹은 것이므로 장사를 잘못한 것이 된다. 회사의 경영자나 주주가 회사의 성과를 측정할 때 올바른 지표를 사용하는 것은 이처럼 중요하다.

Posted by ahnT
,
[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최근 금융시장에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글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말이 아마도 유동성이라는 단어일 것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이 말을 쉽게 쓰게 있으나 불행하게도 이 말의 뜻은 그리 분명하지 않다. 유동성(liquidity)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일반적으로 어떤 자산이 시장에서 거래량이 많고 활발해서 값을 깍지 않고도 필요할 때 쉽게 현금으로 바뀔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사전에 나오는 이런 의미가 아니다. 유동성이라는 말이 갖는 현실적인 의미를 알려면 이를 현금 그리고 신용이라는 단어 속에서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

지 금 금융시장의 위기는 유동성이 부족해서인가 아니면 신용이 낮아져서인가? 만약 유동성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라면 중앙은행이 유동성 즉 현금을 공급하면 이 문제가 풀린다. 그러나 만약 신용이 낮아져서 생기는 문제라면 중앙은행이 현금을 공급해도 지금의 금융 위기는 잘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금융시장 위기를 설명하려는 사람들은 이를 잘 구분해서 유동성이라는 말을 사용해야 한다.

모든 금융시장의 위기는 언제나 유동성 부족이라는 현상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때로 그 배경에는 신용의 문제가 숨어 있을 수 있다. 이번의 금융위기가 단순히 유동성 위기가 아니라 신용위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한 가지 현상이 있다. 그것은 세계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은행에 현금을 공급해도 즉 현금이 풍부해도 유동성이 풍부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앙은행이 현금을 풍부하게 공급해도 유동성이 좋아지지 않는 현상은 신용의 하락과 깊은관련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신용(credit)이란 일반적으로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하며, 금융과 관련해서는 돈을 빌릴 수 있는 능력의 정도, 또는 금융부채가 자금을 조달할 때 약속한 것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의 정도를 의미한다. 그래서 신용이 높다는 말은 낮은 금리로 오래 동안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말과 같고, 신용이 낮다는 말은 높은 이자를 주고도 돈을 잘 빌릴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이 제 금융위기가 왔다고 하자. 그 위기가 신용 위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자. 각자가 상대방에 대해서 또는 금융자산의 질에 대해서 믿지 못하면 자연히 유동성이 줄어들게 되어 겉으로는 유동성 위기처럼 보인다. 이 때 중앙은행이 현금을 풍부하게 공급한다고 하자. 그렇지만 금융시장에서 믿음이 약해지면 이 현금은 다른 곳으로 잘 흘러가지 않는다. 약간의 이자 수익을 보려다 원금을 모두 잃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서 갖고 있던 현금이나 높은 금리를 주고서라도 빌린 현금을 위기가 사라질 때까지 금고 속에 깊이 넣어두려고 한다. 이런 시도는 각 주체로 보면 합리적이나 전체로 보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이상의 설명이 맞다면 그리고 만약 이번의 금융위기가 단순히 유동성 위기가 아니라 많은 정도가 신용위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비록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낮추어도 이 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중 요한 것은 어떻게 해야 낮아진 신용을 다시 정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가에 있다. 핵심은 진정으로 신용이 낮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정직하게 구분하여 신속하게 알려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구분이 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신용이 높은 것도 신용이 낮은 것으로 오해하게 된다. 시장에서 이 구분이 생기면 그 때쯤에는 위기에서 오는 위험에 대한 걱정을 멈추어도 좋을 것이다.
Posted by ahnT
,
[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옛날 어느 나라에 머리가 남과 다른 왕이 살고 있었다. 이 나라는 주변에 있는 다른 나라보다 땅도 넓고 군사력도 세고 잘 먹고 잘 살았다. 몇 년 동안 풍년이 계속되다 날씨가 나빠지면서 흉년이 왔다. 백성들은 소비를 줄이지는 않고 살기 어려워졌다고 불평을 하기 시작했다. 왕은 신하들을 불러놓고 무슨 좋은 방법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 중 정부의 금고 책임자로 있는 경험 많고 꽤가 많은 한 노인이 돈을 찍어서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고 그 돈으로 소비를 하게 하면 불평이 잦아들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일을 책임진 금고 노인은 그 마을의 한 부자를 불러서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하고 돈을 빌려줄 테니 그 돈으로 사람들에게 소를 살 수 있는 돈을 빌려주는 장사를 한번 해보라고 제안했다. 부자는 이것이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손쉬운 길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지금부터 소를 담보로 싸게 돈을 빌려주겠다고 벽보를 붙였다. 그러자 소 값이 올라가고, 소가 없는 사람들도 돈을 빌려서 소를 사려고 했다. 소 값은 더 올라갔다. 지금 소가 없는 사람들은 영원히 소를 갖지 못할 것 같은 조바심에 서둘러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돈을 빌려서 이미 값이 많이 올라간 소를 샀다.

어느 날 대출장부를 쳐다보던 부자는 갑자기 손바닥으로 무릎을 쳤다. 그리고는 하인을 불렸다. 대출 장부에 올라 있는 스미스가 빌려간 돈을 다 갚으려면 10년 이상이 걸린다. 그 사이에 스미스는 부도를 낼 수도 있었다. 그래서 부자는 하인에게 지금부터 잘살게 해줄 테니 자신이 하라는 대로 하라고 꼬셨다. 즉 자신이 가지고 있는 대출채권을 하인에게 팔면, 하인은 이 대출채권에서 나오는 우유, 송아지, 고기 또는 돈을 원하는 사람에게 각각 나누어주는 새로운 상품군을 만들어서 돈을 받고 팔았다. 이 새로운 상품군은 너무 인기가 좋아서 이웃 마을에서도 이 마을에 물건을 팔아서 받은 이 마을 돈을 들고 이 상품을 사려고 들어올 정도였다. 이렇게 하여 부자는 빌려준 돈을 10년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회수하여 다시 새로운 대출을 할 수 있었고, 부도 위험도 옆집 사람이나 이웃마을 사람에게 넘겨버릴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사람들은 소 값이 올라가자 자신들이 부자가 된 것으로 착각했다. 그래서 흉년이 왔으나 사람들은 계속 소비를 하고, 그 마을이 만들지 못하는 것은 이웃마을에서 수입해서 소비했다. 새로운 일자라도 많이 만들어졌다. 많아진 소가 길거리에서 누는 똥을 치우는 일자리도 생겼을 정도다. 모든 것은 잘 돌아갔다. 왕과 금고책임자는 자신들이 벌린 마술의 힘을 보고는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이 마을에는 한 선지자가 있었다. 이 사람은 멀지 않아 이 마을에 큰 재앙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약간의 그런 조짐이 보이기만 하면 꾀보 노인 금고책임자는 부자에게 더 많은 돈을 더 싸게 빌려주었다. 그래서 이제 아무도 그 선지자의 말을 믿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해 초부터 빌린 돈에 대한 원리금을 갚지 못해서 한두 명씩 소를 끌고 부자에게 가서 빌린 돈 대신 주고 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은 빌린 돈으로 산 두 마리 중에서 한 마리를 팔기도 했다. 소 값이 올라가면서 그들이 빌린 돈이 너무 많아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소 값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당 연히 하인이 관리하던 돈놀이도 어려워지게 되었다. 사람들이 소에서 나올 우유, 송아지, 고기 또는 돈이 너무 비쌌고, 제대로 약속대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모두 하인에게로 달려가서 자신의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하인의 뒤에 숨어 있던 주인이 나서야 했으나 주인의 돈도 대부분 소를 비롯한 양, 토끼 등에 투자되어 있어서 갑자기 현금을 마련할 수 없었다. 부자는 꾀보 노인 금고책임자에게 달려갔다. 꾀보 노인은 어쩔 수 없이 우선 급하게 돈을 찍어 빌려주었다. 그리고는 왕과 골방에 앉아 고민하기 시작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고……

다음 날 왕은 마을 사람들 앞에 나섰다. 소를 산 사람들 중에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더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줄 것이며, 만약 그래도 이들이 부도를 내면 세금을 거두어서 대신 갚아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꾀보 노인도 나섰다. 만약 사태가 더 악화되면 이를 막기 위한 신비한 효과를 지닌 조치를 준비하고 있으니 겁을 먹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지 말아 줄 것을 부탁했다. 이 두 사람의 말을 들은 부자는 하인을 바라보면서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Posted by ahnT
,
세계금융시장동향
2007.8.25
열하일기(2)
 
 
지난 주 세계 주가는 4%나 올랐다.

지난 주 신흥국 주가는 이보다 더 높게 7%나 올랐다.
 
지난 주 미국 대형 30주는 2% 올랐다.(*미국 주가는 잠시 다우로 바꿉니다. 이는 미국 ppt가 비교적 관리하기 편한 다우에 관심을 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에 미국 금융주는 0.5% 올랐다. 3주 연속으로 올라가고 있다. 이번의 금융위기가 마무리 단계로 들어가는 것일까?
지난 주 중국 상해 지수는 거의 10%나 올랐다. 조금씩의 금리인상은 높은 자산 가격 상승앞에서 아무런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 중국 은행들이 미국 모기지에 투자한 금액이 밝혀졌다. 다음주 월요일 중국 주가의 움직임이 기대된다.
 
지난 주 미국 3개월 만기 국채의 수익률이 13%로 폭등했다. 물론 그 전주에는 폭락했다. 이렇게 높은 변동성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지난 주 미국 2년 만기 국채의 가격은 별 변화가 없었다. 이보다 단기물인 3개월 국채 가격이 급락한 것과 비교된다.
 
미국 10년 국채의 가격도 별 변화가 없었다. 즉 지난 주에는 주로 단기금융시장에 큰 변동이 일어났다. 장기부채시장에는 별 움직임이 없었다.


지난 주 미국 달러 환율은 1% 정도 떨어졌다.
 
 

그 러나 미국 달러는 엔에비해서는 1% 정도 올랐다. 엔이 달러보다 값이 더 비싸지면 동시에 미국 주가가 떨어진다. 어느 것이 먼저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같이 일어난다. 그래서 만약 미국 정부가 미국 주가 하락을 막고 싶다면 일본에게 금리를 올리지 말라고 부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주 일본 엔의 환율은 2% 가까이 내렸다. 그 전에는 거의 두 달동안 엔의 가격이 올라갔다.
 
엔의 환율이 올라가는 동안 일본의 주가는 떨어졌다. 지난 주에는 엔의 환율이 떨어지고 일본 주가는 6%나 올랐다. 엔의 환율이 올라가면 일본은 수출에 문제가 생긴다고 보는 모양이다.
 

지난 주 국제원자재 가격은 다시 조금 떨어졌다.


원유 가격도 1% 정도 떨어졌다.


금 가격은 1.5%이상 올랐다.
 
 
 
(종합)
 
지난 주 세계 주가는 올랐다. 미국 국채 가격은 단기물은 많이 떨어졌으나 장기물은 별 변화가 없었다. 미국 달러는 조금 강세로 돌아섰고, 국제 원자재 가격은 내려갔다. 단 금 가격은 조금 올랐다.
 
미국 금융시장의 위기가 모기지 위기에서 확대되어 단기금융시장으로 옮겨갔다. 이 위기가 단기금융시장에서 폭발적으로 터져나오자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약 4000억불의 자금을 집어넣어 급하게 불을 껐다. 그리고 미국 중앙은행장인 버낸키는 그래도 시장이 불안하면 할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할 용의가 있다고 까지 말했다. 이를 본 주식시장은 위기가 오면 중앙은행이 개입하여 해결해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가격이 크게 올랐다. 만약 중앙은행들의 개입이 없었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이것을 상상해보면 지금의 상황을 해석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지난 2주 동안 단기금융시장에 일어난 일은 3개월 국채의 할인율 동향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왜 이렇게 단기금융시장에 갑자기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그리고 중앙은행들의 시장 개입으로 단기금융시장은 물론 전체 금융시장의 위기가 잡혀가는 중일까?
 
보통 단기 금융시장은 단기 자금을 모아서 신용이 좋은 금융상품에 투자를 한다. 그래서 위험이 낮고 수익률도 낮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기자금으로 위험이 높은(*겉으로는 위험이 낮다고 평가된) 장기 상품에 투자를 했다. 예를 들면 고객이 MMF에 투자를 하면 이 돈은 과거에는 우량한 CP에 투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ABCP에 투자했다. ABCP 속에는 소위 말하는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도 들어가 있었다. 즉 가계가 모기지를 받으면, 이 모기지는 이를  기초로 한 채권으로 바뀌고 이는 다시 이 채권을 기초로 한 CDO로 바뀐다.  그리고  CDO를 기초로 한 ABCP가 발행된다. 그러면 먹이사슬의 마지막 단계로 고객의 단기 투자자금을 모은 MMF가 ABCP에 투자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모기지에서 발생한 위험은 ABCP를 통해서 단기금융시장으로 옮겨가 있었던 것이다. 즉 먹이사슬의 앞단계에서 터질 위험이 감추어진채 가장 위험이 낮다고 여겨졌던 단기금융시장으로 옮겨와 있었던 것이다. 그 위험의 실상이 드러나자 단기금융시장에는 폭풍이 몰아쳤고, 중앙은행들은 개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앙은행의 개입이 비록 단기금융시장의 유동성 위기는 잡았으나 단기금융시장으로 이전되어 오던 위험 그 자체를 줄이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만약 중앙은행이 위험의 전체 수준을 내려려면 금리를 조금이 아니라 많이 내려야 한다. 그리고 공급해야 할 새로운 신용의 양도 많아야 한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과도한 개입은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 낼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달러 환율의 하락 가능성과 물가 상승의 가능성이다. 달러 금리의 지나친 하락은 엔/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줄 것이며, 엔 자금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이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이상의 사실들은 종합해보면 주변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미국의 높은 대외경상적자 덕분으로 풍부한 유동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선진국 시장에서는 주변주의 풍부한 달러 자금이 선진국 시장으로 들어와 투기적으로 자산 가격을 올린 결과로 지금까지의 신용 확대국면이 위축되거나 또는 축소되는 길을 걸어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여기에 중앙은행들의 시장 개입으로 상황은 더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Posted by ahnT
,
[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세계 금융시장과 전쟁에 들어갔다. 유럽중앙은행, 미국, 일본, 호주 그리고 캐나다의 중앙은행들이 시중은행에 긴급 자금을 방출했다. 시중은행들로부터 현금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의 중앙은행이 밤 사이에 비디오 회의를 통해 할인율을 0.5%포인트 인하하여 연방기금금리와의 차이를 0.5%포인트로 좁혔다. 중앙은행들의 이런 긴급한 움직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런 조치로 지금의 금융위기가 수그러들 것인가?

2주 전부터 시작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긴급자금 방출에도 불구하고 세계 금융시장은 전혀 안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주 목요일(미국 기준) 밤에 결정된 할인율의 인하는 금요일 미국 주식시장을 크게 올렸다.

미 국 중앙은행은 할인율을 인하하면서 관련된 해설문을 발표했는데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돼 있다. 하나는 할인율을 낮추니 돈을 많이 빌려가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앙은행이 지금의 사태를 보는 관점이 한달 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밝혔다. 즉 이제는 더 이상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아니라 금융시장 악화로 경제 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금융시장에서는 앞으로 중앙은행이 연방기금금리를 낮출 가능성으로 해석하고 있다.

할인율은 연방기금금리와 좀 다르다. 연방기금금리는 은행들끼리 단기로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다. 이 금리를 중앙은행이 정해놓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금 5.25%다. 단기금융시장에서 이 금리가 목표 수준을 넘어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서 이 금리가 목표 금리에 가까이 가도록 조정하고 있다.

한편 할인율은 중앙은행이 저축금융기관에게 돈을 빌려주는 금리다. 미국의 경우 2003년까지 할인율이 연방기금금리보다 낮았지만 2004년부터는 반대로 보통 1% 포인트 정도 더 높게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평소에는 은행들이 일시적인 현금의 부족을 연방기금금리로 메울 수 있으므로 이보다 금리가 더 높은 할인율로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릴 일이 거의 없다.

중앙은행이 지금의 상황에서 할인율을 낮춘 것은 비록 연방기금금리보다는 0.5% 포인트 더 높지만 저축금융기관은 담보만 가지고 오면 최장 30일까지 돈을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즉 이것으로 전체 금융시장의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동성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 과연 이번의 조치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회복할 것인가? 이는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대답이 달라질 것이다. 만약 이번의 금융위기가 유동성 부족에 의한 것이 아니고 신용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지금의 위기는 계속될 것이며, 또 다른 조치가 나올 것이다.

예를 들어서 빚을 갚을 능력이 없어서 신용이 낮아진 사람에게 돈을 더 빌려준다고 그 사람의 신용이 높아지게 될까? 또 빚을 진 사람의 신용의 질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평가기관이 시장의 유동성이 회복된다고 그 평가능력이 높아지게 될까? 부채를 진 사람들의 신용이 높아지거나 신용평가기관이 신뢰성을 회복하지 못하는 한 금융시장은 계속해서 불안할 것이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신용에 비해서 지나친 부채를 진 사람들이 부채를 줄이고, 신용의 질에 비해서 너무 값이 높게 매겨진 상품의 가격이 내려가야만 해소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과정이 진행되는 것을 디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이는 어쩔 수 없이 실물 경제 성장률을 낮추게 된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이를 허용하려고 하지 않는다. 혹시나 이 과정이 너무 지나치게 진행되어 중앙은행의 통제 수준을 넘어서 버릴까 걱정이 되어서다. 그래서 긴급자금을 풀고, 할인율을 낮추고, 등등 인플레이션을 조장하고 있다. 즉 전세계의 중앙은행은 금융시장의 디플레이션과 전쟁에 들어가 있다.

이런 비상사태에는 평소에는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금융시장들 사이의 관계가 평소와 달리 움직일 것이며, 평소라면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낮은 일도 일어날 수 있으며, 평소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들이 새로운 문제로 등장하기도 한다. 정부의 특정 조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런 시기에 투자의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Posted by ahnT
,

지금 미국을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에 큰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그 동안 부채나 주식을 통해 싼값으로 쉽게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좋은 시절과 나쁜 시절이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좋은 시절이 계속될 것으로 믿고 준비를 하지 않은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심하면 회사의 문을 닫는 경우도 생긴다.

주식시장에서는 경영자를 평가하는 몇 가지 기준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자금의 배분과 관련된 것이다. 경영자는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번 돈을 잘 배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돈을 잘 배분해야 그 결과로 돈이 벌리기 때문이다. 또한 자금의 배분에는 평소에는 수익의 일부를 까먹을 수도 있지만 갑자기 닥쳐올 위험도 준비해야 한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1990년대 후반 벤처 바람과 인터넷 바람이 불 때 주식시장에서 엄청난 자금을 조달한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의 지금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자본을 배분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제약 조건이 있다. 하나는 어떻게 자본을 조달하는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 사업(자산)에서 만들어내는 현금흐름의 성격이다.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서 장기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성공하면 수익은 높지만 단기 자금의 금리가 올라가거나 장기 사업이 예상보다 나쁜 실적을 내면 자금 상환의 압박을 받는다. 반대로 장기 자금을 단기 운영자산에 배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이 기준이 모든 회사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위의 기본 원리를 완화시켜주는 것으로 사업의 성격이 있다. 투자에서부터 자금 회수까지 걸리는 기간이 짧고, 투자자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이 꾸준히 되풀이되는 경우, 예를 들면 다수의 개인을 상대로 장사하는 각종 유통업이나 음식료업의 경우는 단기 자금으로 장기 자산에 투자해도 좋다. 그러나 반대로 투자 후 자금 회수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거나 그 사업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즉 벤처의 성격이 강하거나 사업 환경에 변화가 심한 경우는 절대로 단기 자금으로 장기 자산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 보통의 회사보다 더 많은 자금을 유동성이 높은 자산에 배분해 두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회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하다 보면 이런 일반적인 원리에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다. 영업용 자산에서 많은 매출이 나오고 매출에서 많은 이익이 나오며, 이 이익이 대부분 현금성 이익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돈을 현금성 자산에 집어넣어서 그냥 단기 이자만 받아먹는 회사들이 있다. 이는 경영자가 그 여유자금을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회사가 장기 성장 전략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다.

또 어떤 회사는 여유자금만 생기면 무조건 자회사 투자를 늘리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경영자는 여유자금이 생기면 이를 주주에게 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이 여유자금을 자신이 통제하면 할수록 그만큼 자기의 힘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회사의 중간 관리자들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자회사가 생기면 그만큼 새로운 일거리가 생기고, 일자리가 생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지만 최근에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주식시장의 남의 돈을 이용해서 자신의 기업 왕국을 갖추어 가려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자주 회사의 경영권이 바뀌고, 사업의 성격이 바뀐다. 만약 실제로 회사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이런 전략은 단순히 단기에 큰 돈을 벌기 위해서 기업의 겉모습을 요리 조리 바꾸어 패션쇼에 내보내는 것과 같다.

< 모바일로 보는 디지털타임스 3553+NATE/magicⓝ/ez-i >

Posted by ahnT
,
 
지난 주 세계 주가는 약 1% 떨어졌다. 금융의 역사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주가 하락은 거의 미미한다. 도데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데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바짝 겁을 먹은 것일까?
 
신흥국 주가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것도 이상한 일이다.



미국의 주가는 오히려 올랐다. 아하, 무언인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서 중앙은행이 개입을 하자 시장이 올라간 것이로 구나.

유럽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졌다.
일본 주가도 1% 이상 떨어졌다.
 

중국 주가는 여전히 독불 장군으로 지난 주에도 4%나 올랐다.
 
미국 주요 부문별 주가를 보면 그 동안 절벽으로 떨어지던 주가들이 모두 올랐다. 소매업도 올랐다.
 
브로커/딜러 도 올랐다.
 
주택건설업도 올랐다. 10%나 올랐다.
 
금융업 주가도 올랐다.
 
 
지난 주 미국 국채 가격은 조금 떨어졌다. 그 동안에는 금융시장 위기로 국채 가격이 올랐는데...시장이 안정되어 가는 것인가?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로 보면 작년 중반이후 4.8%을 중심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주에는 금리가 올랐다.
 

한편 미국 달러 환율도 조금 올랐다. 달러 환율은 지난 주 금융시장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하고 있는듯 하다.


지난 주에 미국 달러는 일본 엔에대해 조금 올랐다.


지난 주 유로 환율은 조금 내렸다.
 


지난 주에도 일본 엔은 올랐다. 엔의 경우는 그 동안 환율이 계속 떨어지다 7월초부터 올라가고 있다.
지난 주 세계 원자재 가격은 2% 이상 내렸다.


지난 주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었는데도 금 가격은 내렸다.

지난 주 유가는 5%이상 내렸다. 왜 이렇게 많이 내렸을까?
 
최근에 일어난 미국 주가의 변동을 일별도 살펴보기로 하자. 다우가 14000에서 13000으로 떨어졌다. 대략 13200근처에서 바닥을 만들어 가고 있는듯하다.
 
다우가 13200에서 바닥을 만드는 사이에 국채 금리가 아래위고 급등락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 주가 그러했다.
 
달러 환율과 일본 환율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그러는 사이에 유가는 79불 근처에서 70불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를 보고 드는 생각은 다우가 13200근처에서 자신을 방어하는 사이에 달러 환율은 엔에비해 올라가려했고, 유가는 떨어졌다. 지난 주 미국은 사우디에게 공개적으로 유가를 더 이상 올라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종합)
 
지난 주 세계 주가는 조금 내렸다. 미국과 중국은 올랐고 유럽과 일본은 떨어졌다. 국채 가격은 조금 떨어졌다. 달러 환율은 조금 올랐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내렸다. 이런 겉모습만 보아서는 지난 주에 국제 금융시장에  무슨 특별한 일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지난 주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은 약 1360억달러의 긴급자금을 금융기관에 방출했다. 2001년 9.11테러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는 이상한 일이다. 그런 테러와 비슷한 긴급 상황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최근에 주가가 비록 떨어졌다고는 하나 이렇게 일제히 중앙은행이 시장에 개입할 정도로 많이 떨어진 것도 아니다. 또한 일부 주택관련 금융상품에 투자한 기관들이 손실을 보거나 부도를 내기는 했지만 그 상품의 시장 규모가 전체 세계 경제 규모에 비추어 보면 아주 미미하며, 지난 주 초만해도 대충 금융시장의 위가가 진정되어 간다는 말도 나오고 했다. 도데체 금융시장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런 중앙은행들이 긴급자금 방출로 금융시장은 이제 그 위기를 넘긴 것일까?
 
먼저 왜 각국 중앙은행은 긴급 자금을 방출했나?
 
각국 중앙은행은 은행간 단기 금융시장 금리를 중앙은행의 목표 금리로 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은 5,25%이고, 유럽중앙은행은 4%이다. 그런데 갑자기 이 은행간 자금 조달 금융시장에서 금리가 중앙은행이 목표로 하고 있는 수준보다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는 6%로, 유럽중앙은행은 4.8%로...그래서 중앙은행은 긴급하게 현금을 필요로 하는 시중은행들에게 그들이 가지고 있던 금융상품을 사들이는대신 현금을 방출한 것이다. 현재의 금융시스템에서는 시중은행들이 현금을 필요로 하는한 중앙은행은 마음만 먹으면 단기로 거의 무한대로 현금을 제공할 수 있다. 아무런 제약도 없다.
 
시중 금융기관들은 왜 현금이 필요했을까? 금융시장에서 각 주체가 갑자기 과거보다 현금을 더 많이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현금을 빌려주려고 하는 사람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보통 유동성 위기 또는 신용 위기(credit crunch)라고 부른다. 개인이 갚아야 할 현금이 없으면 파산을 하고, 투자기관이 투자고객에게 내줄 현금이 없으면 청산을 하게 되고, 기업이 현금이 부족하면 부도를 내고, 은행이 고객에게 줄 현금이 없으면 파산하고, 국가가 외국에게 갚아줄 현금이 없으면 국가 부도를 내게 된다. 이를 디플레이션이라고 부르고, 경제는 불황으로 들어간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흘러넘치든 유동성이 갑자기 어디로 갔다는 말인가? 예를 들어 한 나라의 전체 자산 가치를 100이라고 하자. 그런데 실제로 이를 거래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현금은 이것의 10%가 안된다. 나머지는 모두 신용이다. 사람들이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가치가 100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가 그것이 환상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하자. 그러면 값을 낮추어서라도 서로 먼저 팔려고 할 것이다. 모두 현금을 요구한다. 당연히 현금이 수요에비해서 부족해진다. 현금의 가격이 올라간다. 단기 금융시장(*또는 현금시장)에서 현금의 가격(*콜 금리)가 올라간다. 중앙은행은 이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금융시장의 현금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현금을 방출했다.
 
그러면 중앙은행의 자금 방출로 현금 수요가 메워지고, 그래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갈 것인가?
 
여기에 대답을 하려면 이번 금융위기가 일어난 배경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번의 금융위기는 왜 일어난 것일까? 이 질문을 좀 무식하게 잘라서 다음과 같이 만들어 보자. 유동성(*신용)이 부족해서 일어난 것일까? 아니면 유동성(*신용)이 너무 많아서 일어난 것일까? 후자다. 그렇다면 지금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집어넣으면 다시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인가?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신용의 위기는 해소될까?  금융시장 고객들의 집단적인 반응이 매우 중요하겠지만 일시적으로는 잠잠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이번 금융위기의 진정한 배경은 금융시장이 금융상품(*신용상품/ 부채상품)을 마치 현금(*돈)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여기서 돈이란 여기가지 기능이 있지만 1)가치 저장의 안전한 수단이고 2)유동성이 높아야 한다. 현금은 가치를 저장하는 안전한 수단이다. 즉 부도란 것이 없다. 그리고 현금은 최고의 유동성을 가진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금융상품은 그것의 만기가 짧든 길든 부도의 가능성이 언제나 있고, 그 상품을 현금으로 바꾸고 싶을 때 바로 그리고 값을 깍지 않고 현금으로 바꿀 가능성(*즉 유동성)이 현금에 비해서는 낮다. 일반 금융상품이 현금에 비해서는 이런 약점이 있기때문에 일반 금융상품에는 그 약점을 보충하가 위해서 금리를 붙여준다. 만기가 길면 길수록 그리고 유동성이 낮으면 낮을 수록 붙는 금리는 높아진다.
 
그런데 일정한 시기에는 이 현금과 금융상품 사이의 거리가 메우 가까워 지는 시기가 있다. 즉 금융상품이 돈에 가까워지고 것이다. 금융시장이 금융상품(*신용상품/부채상품)을 돈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금융상품이 지닌 위험을 실제보다 낮게 평가한다. 그래서 금융상품의 금리가 낮아진다. 이런 환상이 만들어 지는 과정에서 가끔은 한번씩 위기가 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 위기는 시장의 힘에 의해서든 아니면 중앙은행의 개입에 의해서든 쉽게 풀리고, 다시 그 환상은 강화된다. 위기는 잠재적으로 중첩되어 간다.
 
이번 금융위기의 과정에서는 이를 더 촉진한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파생상품이다. 이 파생상품의 블랙박스는 좀 거칠게 말하면 쓰레기 금융상품을 집어넣어서 최고 등급(AAA)의 금융상품을 만들어 내는 장치다.
 
그런데 이제 이 과정이 역전을 일으킨 것이다. 알고 보았드니 최고 등급의 상품이 쓰레기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사람들이 최고 등급의 상품도 믿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핵심은 금융시장에 널리 확산되고 있는 금융시스템에대한 불신을 잠재우고, 다시 믿음을 회복하는 것이다. 만약 중앙시장의 자금 공급이 이 믿음을 회복한다면 이번의 위기는 큰 혼란없이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중앙은행이 현금을 푼다고 지금의 위기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손실을 일반 국민의 손실로 전가하는 것일 뿐이다.      
 
* 이 자료의 내용은 한국 주가의 방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필자는 주가의 방향을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짐작해보려는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Posted by ahnT
,
(가치투자)성장의 함정

이데일리 | 기사입력 2007-08-06 12:20 기사원문보기

[이 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최근 한국의 몇몇 대표 기업들이 성장의 함정에 빠져 있는 듯하다. 성장의 매력은 무서운 것이다. 일반적으로 높은 성장율을 보이면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회사의 목표도 전년보다 매출이나 이익을 10% 또는 20% 더 늘려 잡기도 한다. 주식투자가들도 어떤 회사의 매출이나 이익이 늘어나면 또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 주가가 조금 높다는 생각이 들어도 쉽게 손이 간다. 그러나 이런 생각의 관습은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성장이 아니라 가치의 창조다. 그래서 최근에는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창조적인 경영이니, 블루오션이니, 주주가치 경영이니 등등의 듣기 좋은 말들을 많이 한다. 여기서 가치의 창조란 기업으로 들어가는 돈(자원)보다 이 돈을 활용해서 만들어내는 돈(가치)이 더 많은 상태를 말한다. 즉 100원의 돈이 들어가면 이보다 더 많은 110원의 수익을 일정 기간 안에 회수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를 지속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의 내외부 구조를 갖추는 것이다.

그 런데 한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은 이런 가치 창조의 경영을 하고 싶어도 과연 회사가 지금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아니면 까먹고 있는지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회사의 성장은 측정하기가 쉽지만 말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회사가 지금 가치를 창조하고 있는지 아니면 과거에 만들어둔 가치를 까먹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회사에 투자한 총자본이 100이라고 하자. 여기서 회사가 매년 10의 수익을 만들어내면 이는 가치를 까먹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가치를 새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 대답을 하려면 투자한 100이라는 자본의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비용이 없는 자본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내가 100이라는 돈을 저축하지 않고 어떤 회사에 투자한다는 것은 저축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을 포기한 것이다.

그 래서 자본의 비용은 엄밀하게는 투자하는 개개인 또는 회사마다 달라지게 된다. 이런 각자의 기준이 모여서 일반적으로 만들어지는 시장 수익률이라는 것이 있다. 내가 어떤 회사에 요구하는 기대 수익률을 10%라고 하자. 즉 어떤 회사가 자본 100을 마련하여 투자할 때 그 자본조달을 위해 지불해야 할 비용을 10%라고 하자. 그런데 이 회사는 100이라는 자본을 투자해서 10이라는 수익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그러면 이 회사는 투자액*(투자수익률-자본조달비용)=100*(0.1-0.1)=0 이 되어 열심히 투자를 하고 일을 했으나 새로 만들어낸 가치는 아무것도 없다. 즉 겨우 현상 유지를 한 것이다.

불행하게도 많은 회사들이 그리고 투자가들이 회사의 이익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회사가 좋아지고 있다고 착각한다. 우리가 이미 위에서 보았듯이 회사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도 이익은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투자를 해서 이익이 늘어나더라도 그 이익의 정도가 자본조달비용을 넘어서야만 그 이익 속에 새로 만들어낸 가치가 들어 있는 것이다. 회사가 자본조달비용 이상의 수익을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투자를 하면 할수록 회사는 더욱 더 가치를 까먹게 된다. 회사의 경영자나 투자가는 이런 성장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구체적으로 한국의 대형 4사의 투자 규모와 투자의 결과 일어난 이익의 변화를 살펴보기로 하자.

왼쪽 표는 한국의 몇몇 대표기업의 과거 5년 유형자산투자의 결과 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대략적으로 알아보기 위해서 만든 표이다.

먼 저 삼성전자의 경우를 보면 이 회사는 2001년에서 2005년 동안 약 32.5조원을 유형자산에 투자했다. 그 결과 2006년의 매출액은 2001년보다 26.5조원이 더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2005년과 2006년의 평균액이 2000년과 2001년의 평균액보다 2.6조원이 더 늘어났다. 이상의 사실만 보면 이 회사는 투자를 한 결과 매출도 늘고 영업이익도 늘어났다.

그 러나 사실은 이 회사가 투자한 32.5조원의 자본비용은 아직 계산되지 않았다. 만약 이 회사의 자본조달비용을 10%라고 본다면 자본조달비용은 3.2조원이 된다. 즉 이 회사는 위의 기간 동안 영업이익이 최소 3.2조원 이상 늘어나야만 투자의 결과로 회사가 새로 가치를 창조한 것이 된다.

같은 방법으로 다른 회사들도 살펴볼 수 있다. SK텔레콤 역시 새로운 투자 결과로 새로 추가한 영업이익이 자본조달비용을 넘어서지 못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는 오히려 대상 기간 동안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위의 4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포스코만이 새로운 투자 결과로 만들어낸 영업이익의 증가액이 자본조달비용을 넘어서서 새로 가치를 만들어내었다.

마지막으로 자본조달비용을 왜 10%로 보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자본조달비용이란 빌린 돈에 대한 이자만이 아니라 주주의 돈(*회사 내부에 유보된 돈 포함)에도 비용이 붙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배당을 주지 않으면 주주의 돈은 공짜라고 생각한다. 주주가 회사에 투자를 할 때는 최소한 회사채 금리 이상의 수익을 요구한다. 주주는 투자하는 회사의 이익 변동이 심하면 심할수록 더 높은 수익을 요구한다. 이 주주의 요구수익률은 바로 회사의 자본조달비용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왜 하필 대상 기간을 2001년에서 2006년의 5년으로 잡았는지도 궁금할 수 있다. 이것은 필자의 자의적인 기준이다. 이런 자의적인 기준에서 오는 왜곡을 최소로 하려고 영업이익의 경우 증가액을 구할 때 두 개 연도의 평균으로 계산했다. 당연히 시작 연도와 끝나는 연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밝혀둔다. 참고로 필자는 이 글에 나온 회사들에 대한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과거에 일어난 일이며, 앞으로 이들 회사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필자는 알지 못한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Posted by ahnT
,

(가치투자)미국발 금융위험의 흡수 가능성

[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과잉 신용에서 오는 불안한 기운이 그 분출구를 찾아 꿈틀거리다 드디어 지난주에 미국 주식시장에서 폭발했다. 이 폭발에서 나오는 용암은 전세계 시장에 영향을 주었다. 이 폭발의 정도가 미국 주식시장의 역사에서 아주 큰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무시하기에는 너무 큰 것도 또한 사실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이 화산의 폭발이 여기서 멈출 것인지 아니면 계속 이어질 것인지 하는 점이다.

주식시장의 미래를 엿보려는 것은 무식한 자의 짓거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마 인간이 가진 원시적인 심리인 호기심 탓일 것이다.

지금 진행중인 미국 금융시장의 위험 확산은 구체적으로 자금 조달 금리의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자금 제공자들이 대출·투자 자금의 회수 가능성에 겁을 먹고 1개월 전보다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 럼 과연 지난 1개월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가장 먼저 일어났던 것은 주택 부문에서다. 가계가 집을 사기 위해서 너무 많은 돈을 빌린 결과 일부 가계가 대출금의 원리금 상환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런데 가계에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은 이 부도 위험 가능성을 그냥 자신이 안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파생상품이라는 블랙박스를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렸다.

금융시장의 이 블랙박스는 앞 구멍으로 위험이 들어오면 이를 자르고 붙이고 하여 뒷구멍으로 위험이 낮은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어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이 블랙박스를 두고 금융시장의 발전이라고 불렀다.

그 런데 구체적으로 앞 구멍으로 부도라는 위험이 들어왔다. 사실 주택 부문의 위험 발생은 이미 2005년 중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올해 2~3월에 구체적으로 나타났었다. 이런 위험을 내리눌러 버린 것은 사실 바로 이 블랙박스의 작용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블랙박스 내부에서 이 위험을 흡수하기에는 들어오는 위험이 컸다. 그래서 블랙박스는 어쩔 수 없이 뒷구멍으로 나가는 새로운 상품에 그 위험의 일부를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

블랙박스의 뒷구멍에서 나오는 상품을 안전한 상품이라고 알고 있었던 투자가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겁을 먹기 시작했다. 블랙박스의 시스템 전체에 대한 믿음이 약해졌다. 이것은 자연히 부채시장에서 자금 조달 금리를 올렸다.

그 동안 부채시장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사람들은 이 자금으로 인수합병, 사기업화, 자사주 매입 등의 형태로 주식을 사들였다. 즉 부채시장의 확대는 자연히 주식 가격의 상승을 가져왔다. 그런데 이제 부채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과거보다 어려워졌다. 이런 측면에서 부채시장과 주식시장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지금까지 설명한 블랙박스의 비유를 가지고 살펴보기로 하자. 지금의 금융시장 위험이 가라앉으려면 다음 3가지 일이 일어나야 한다. 하나는 블랙박스의 입으로 들어가는 위험의 크기가 줄어야 한다. 둘째는 어느 정도의 위험이 계속 들어오더라도 뒷구멍으로 그 위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으면 된다. 이도저도 안 되면 셋째로 블랙박스의 운용 주체인 월가의 주요 금융기관들이 그 위험에서 오는 손실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이 3가지 길이 모두 막히는 바람에 그 위험이 주식시장에서 폭발하고 있다.

만약 이 3가지 가능성 어느 것도 작동하지 않을 경우 어쩔 수 없이 준 정부기구나 정부 기구가 등장해서 이 위험의 공포가 지나가기까지 잠시 위험 흡수 역할을 하든가 아니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어 위험에서 온 손실의 규모를 줄여주어야 한다. 앞으로 이 칼럼은 위의 도식으로 미국 금융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계속 추적할 것이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2007년 개정판)>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저작권자ⓒ이데일리 - 1등 경제정보 멀티미디어 http://www.edaily.co.kr>
- 당사의 기사를 사전 동의 없이 링크, 전재하거나 배포하실 수 없습니다 -

Posted by ahnT
,
금융시장에 위험이 높아가면 사람들의 위험에 대한 대응은 몇 가지로 나누어진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위험을 피하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면 값이 떨어져 손실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것을 팔아 버린다. 또는 손실이 날 가능성이 높은 포지션을 정리해 버린다. 그리고는 좀 편안한 마음으로 일어나는 일을 지켜본다.

둘째는 자신이 당할 위험을 누구에게 이전하고 싶어한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는 누가 그 위험을 받아먹으려고 할까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능한 위험에 비해서 예상되는 수익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셋 째는 이 위험 상황을 이용해서 돈을 벌어볼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투자의 기회란 언제나 큰 위험과 같이 온다. 예를 들어서 한국에 외환위기가 와서 많은 기업들이 부도 위험을 만나자 갖고 있는 자산을 헐값으로라도 팔려고 했다. 이때 소위 외국의 부실 자산 정리 자본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모두들 겁을 먹고 몸을 사리고 있을 때 그 자산을 사서 몇 배의 수익을 남겼다. 그래서 경험이 많은 투자가들은 금융시장을 비롯한 거시 환경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겁을 먹고 정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평소보다 더 맑은 정신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지금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주택 부문에서 시작된 가계의 주택 차입금 부도 위기가 점차 다른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 지표는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계의 주택 차입금(모기지)을 기초로 만든 신용 등급별 파생상품 중에서 등급이 낮은 파생상품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신용등급이 아주 높은 파생상품의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가계의 부채 파생상품에 투자했던 투자가들은 기업의 부채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도 조심을 하기 시작했다. 1개월 전까지만 해도 기업의 자금 조달 금리는 국채의 금리에 비해서 별로 높지 않았다. 즉 기업 부채의 위험 프리미엄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과거 평균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위험 프리미엄이 올라가고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 위험 프리미엄이 역사적으로 낮다는 것이 반드시 좋은 일만은 아니다. 큰 위기는 언제나 위험 프리미엄이 역사적으로 낮아진 후에 찾아온다.

투자기관이 기업 부채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자, 기업 부채를 매개로 자금을 중개하는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이 어려움에 빠졌다. 월가의 금융기관은 얼마 전까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보이고 있는 부채에 의존한 인수합병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월가의 금융기관은 인수 대상 회사가 발행하는 차입금이나 회사채를 다른 투자가에게 중개해 주는 역할을 해왔는데 투자기관이 이들 기업이 발행하는 신용등급이 낮은 부채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 그래서 월가의 투자금융기관은 어쩔 수 없이 그 부채를 자산의 장부에 안고 가게 되었다. 나아가서 지금의 상태가 계속되면 기업 인수합병의 열기도 식어갈 것이다.

또한 신용 평가회사들은 그 동안 가계 주택 부채나 기업 부채의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 의견을 자주 바꾸지 않았다. 최근에 주로 가계의 주택 부채 파생상품의 투자등급을 무더기로 투기등급으로 낮추고 있다. 투자기관 중에서 자금을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운영해야 하는 각종 연기금은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상품들은 정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모든 것을 종합해서 국채의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국채 수익률이 내려가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국채의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지 금의 상황은 그 동안 실재하는 것보다 위험을 너무 낮게 평가했고, 이런 인식은 과잉신용 이라는 현상을 낳았는데, 그 지나침이 일부 조정되는 중이다. 여기서 조정이란 지나치게 낮게 평가한 위험이 실제의 위험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많은 경우 그러하지만 제자리로 바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시계의 추처럼 이번에는 반대쪽으로 위험을 실재하는 것보다 더 높게 평가하게 될 것이다.

이 위험의 평가와 과잉 신용의 핵심 주체는 월가의 금융기관이다. 이들은 만약의 경우 위험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서 위험을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해서 이전해 두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실제로 시장에 위험이 발생했을 때 이런 장치들이 작동할 것인지 어떨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주로 파생상품을 통해서 위험을 이전해 두고 있는데 이런 파생상품이 대부분 최근에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아직 그 효과를 한번도 실전에서 테스트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 약 이 위험 이전 장치들이 잘 작동하지 않아서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이 어려움에 빠지면 이들과 깊은 이해관계를 가진 미국 중앙은행이 등장할 것이다. 중앙은행은 눈에 보이는 방식으로도 지원하겠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도 이들을 지원할 것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지켜보는 것은 마치 한여름 밤에 공포영화를 보는 것만큼이나 재미있을 것이다. 과거의 전설적인 배우들이 다시 등장하고 줄거리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미리 알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Posted by ahnT
,
[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비정상과 정상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한 가지 상태가 오래 가면 그것이 정상일까? 이상한 질문 같지만 이 질문은 지금의 세계 금융 시장의 상황을 바라보는데 중요하다.

지 금의 세계 금융시장은 비정상의 상태에 있는가? 아니면 정상의 상태인가? 나는 비정상인데 이것이 오래가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정상으로 여기고 있다고 본다. 처음에는 비정상으로 여겼던 사람들 조차도 이 비정상이 너무 오래가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정상이라고 생각을 바꾸어 버렸다. 여전히 비정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점차 바보가 되어 가고 있다.

가만히 따지고 보면 정상 또는 비정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지금의 세계금융시장이 돌아가는 상태 즉 이것의 구조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비록 지금의 상태를 비정상이라고 보더라도 이 상태가 너무 오래 가고 있으므로 여기에는 분명 이 상태를 오래 가게 만드는 구조적인 배경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사실 이 두 가지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이를 얼마나 믿느냐에는 차이가 많다. 신의 존재를 인정한다고 모두가 신을 믿는 것은 아니듯이 말이다.

우 선 이 두 가지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하나는 달러 흑자국들 중앙은행들이 자국 화폐가치를 낮추려는 정책이다. 무역을 통해 그리고 투자를 위해 미국에서 빠져나와 주변국으로 몰려드는 달러는 정상이라면 달러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흑자국의 화폐 가치를 올린다.

그러나 흑자국 중앙은행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수출시장에서 자국의 생산물이 가격 경쟁력을 갖도록 자국의 화폐 가치를 낮추려고 한다. 이는 자국 화폐를 풀어서 달러를 사 들이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결과로 대부분의 경우, 달러 흑자국에는 통화량이 늘어난다. 즉 달러의 과잉 발행은 달러가 세계의 중심 통화인한 결국 세계적인 통화량의 증가로 나타난다. 미국이 통화 인플레이션을 전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주변국에서 통화량을 증가시킨 달러는 주변국 중앙은행의 금고에 잠을 자는 것이 아니다. 부메랑처럼 다시 달러 표시 금융자산으로 찾아간다. 가장 유동성이 높고, 가장 부도 위험이 없는 곳으로 간다. 주로 미국의 국채시장이다.

그래서 미국 국채의 가격이 올라간다. 즉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 내려간다. 미국 중앙은행이 매년 적자를 보아서 정부 부채가 계속 누적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의 금리는 별로 올라가지 않는다.

돈 을 빌리는 것은 정부만이 아니다. 미국의 가계도 소득보다도 더 많은 돈을 소비하고 있다. 이 차이는 주로 부채다. 부채가 계속 늘어 가는데도 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 각 경제 주체는 별 부담없이 계속 부채를 늘리고 있다.

특히 가계는 낮은 금리 덕분에 자산 가격이 올라가자 부채를 늘리는 것에 별 저항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여 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비정상이 잘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비정상이 오래 간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달러 흑자 주변국들이 달러 가격의 하락/ 자국 화폐의 상승을 그냥 내버려 둘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은 미래에 일어날 위험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는 말과 같다. 금융시장의 참가자들이 투자 위험을 낮게 보고 있다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위험 프리미엄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다는 점이다.

사 람들이 투자 위험이 낮다고 보면 자연히 투자의 양을 늘린다. 투자의 양을 늘리는 방법은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것이다. 돈을 빌리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실제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미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효과가 그 속에 들어가 있는 상품 즉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파생상품 시장의 급증은 결코 이와 무관하지 않다. 헤지펀드와 사모펀드도 당연히 투자 전략에서 부채를 이용한다.

세계금융시장에서 미래 예측 가능성이 높은 또 하나의 중요한 자금 흐름이 있다. 바로 일본 엔의 낮은 금리다. 일본 엔이 전세계로 흘러 다니면서 세계 통화량을 늘리고 있다. 일본 엔의 금리가 조금 올라간다고 해도 여전히 일본의 금리는 낮은 수준이다. 일본 엔이 세계로 흘러나가는 일이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

세계 금융시장에 일어나는 일이 비록 비정상이라고 해도 그런 일이 이미 오래 전부터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쉽게 바뀔 것으로 보지 않는다. 즉 미래 예측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높은 예측 가능성은 위험을 낮추고, 위험이 낮아지니 점차 부채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아만 간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어느 상태가 그것이 비록 비정상이라고 하더라도 오래 계속된다는 것은 중요하다. 또 그 규모가 매우 크다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상태 내부의 질이다. 즉 세계금융시장의 내부 구조다. 이 속에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시 장 내부에 불균형과 비정상이 축적되어가면 일정 순간에는 터진다. 마치 똑 같은 힘을 주어도 건강한 사람은 이를 견디지만 약한 사람은 넘어지는 것과 같다. 일정한 온도로 열을 높여주면 어느 때가 되면 물이 수증기로 변해버린다. 용수철은 끊어진다. 모래성은 같은 한 알의 모래에도 무너진다.

물론 우리는 이 일정한 때를 알기 어렵다. 그러나 알기 어렵다고 해서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 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Posted by ah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