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따라하기]그레이엄의 제1원칙 “손해 보지 말 것”

동아일보 | 기사입력 2007-09-05 03:03 | 최종수정 2007-09-05 06:55 기사원문보기

[동아일보]

사람들은 대부분 오를 주식을 찾지만 나는 반대로 더는 하락할 수 없는 주식을 선호한다. 하락하기 어렵다는 것은 상황이 좋아지지 않더라도 별로 손해 볼 게 없고, 상황이 좋아지면 그만큼 얻을 수익이 많다는 뜻이다.

이런 믿음은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에게서 배웠다.

그레이엄이 생각한 투자에는 두 가지 원칙이 있었다. 두 번이나 큰 경제적 위기를 겪었던 그는 수익을 내기보다는 위험을 제거하는 쪽으로 투자 원칙을 발전시켰다.

첫 번째 원칙은 ‘절대로 손해 보지 않는 것’이고 두 번째는 ‘첫 번째 원칙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손해 보지 않기 전략’에 적합한 방법으로 그는 두 가지 접근법을 제시했다.

첫째, 주가가 순유동자산의 3분의 2 이하로 거래되는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다. 땅 건물 기계 등 고정자산의 가치는 없는 것으로 치고, 현금 등 유동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유동자산이 시가총액보다 많은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주식이 그 기업의 순유동자산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면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쉽게 망하지 않을 것이다. 생존해 있다면 경기가 회복될 때 불황기에 사라진 경쟁 업체들의 몫까지 챙길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가치주 펀드인 윈저 펀드를 운용했던 가치투자자 존 네프는 저(低)PER주 투자로 유명하다. 종교적 신념처럼 저PER주를 고집했던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PER 종목은 헐값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저PER 종목의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저PER 종목에 투자하려 한다면 저가로 거래되는 종목 중 실제 성장 가능성이 낮은 종목과 단순히 저평가된 종목을 구분해야 한다.”

우량 기업이 장부 가격보다 싼 가격에 거래되면서 PER가 낮다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이런 기업은 실망스러운 뉴스가 발표되더라도 주가가 급락하기 어렵다. 투자자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저PER 우량주들은 간혹 놀라운 실적 향상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뛰기도 한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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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을 판단하는 잣대는 다양하다.

 

하지만 그중에 가장 큰 흐름은 모멘텀 투자와 내재가치 투자의 두 갈래일 것이다.

 

이 중에서 내재가치 투자라는 부분은 가격의 정당성 측면에서는 가장 확실한 투자법이다. 예를들어 어떤 다이아몬드가 커팅이 잘못되어서 가격이 싸게 팔리지만, 그 다이아몬드를 원석 가치로만 놓고 보아도 그 가격보다는 더 비싼 것이라면 그것은 분명히 싼 것이다.

 

하 지만 안타깝게도 유가증권의 가치는 다이아와는 달리 가변적인데. 그것은 대상이 되는 기업의 영속성이라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어떤 기업이 보유한 땅 값만해도 100억인데 시가총액이 90억 이라면 그 기업은 당연히 싼 것이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만약 이 기업이 영업이익이 나기는 커녕 오히려 결손을 내는 기업이라면 이 기업의 가치는 지금 당장 해체하지 않는 한 앞으로 나빠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이경우에는 기업의 존속 그 자체가 가치에 위험요소가 된다.


또 은 어떤 기업의 이익이 그 기업 시가총액의 10% 쯤 된다고 가정하면, 그 기업의 이익을 십년치만 모아도 기업을 살 정도로 저평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기업의 이익이 지난 몇 년간 10%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해서 다음해, 그 다음해에도 같은 이익을 낸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그때문에 기업의 청산가치가 시가총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영업상황이 나쁘고, 기업의 영업 이익이 많아서 시가총액이 올라간 경우에는 청산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내재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에도 직관이라는 고도의 정신작용이 필요해진다.

 

즉 그 기업의 영속성, 지배력등 수치로 나타나지 않고 계량화 할 수 없는 잣대들이 필요해 지는 것이다.

 

그 래서 내재가치를 보는 투자도 결국 독과점이나, 시장 지배력등을 따지게 되는 것이다. 이말은 내재가치에 투자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변수를 대입하면 답이 나오는 방정식과 같은 것이 아니라, 고도의 직관이 필요해 진다는 뜻이다, 물론 그나마 기업의 재무재표나 실적이 추호도 틀림이 없고, 또 그것이 시의성을 가지고 있는 자료여야 하며, 그것을 분석 평가하는 능력이 있다는 전제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그것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대 개 내재가치가 낮은 주식들은 내재가치 저평가라는 그자체만으로도 이미 그 시점에서 시장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주식이다. 때문에 시장의 논리가 현재 관심을 받고 있는 종목들에서 가격부담을 느끼고 새로운 주식에 관심을 돌리는 시점이 아니라면 그 주식을 보유한다는 것은 길고 힘든 인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들어 90년대 후반에 일어난 성장주의 혁명에서 외면 받았던 가치주보유자들은 길고도 고독한 시간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그 래서 내재가치에 투자한다는 것은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주식은 언젠가는 가격이 평형 상태를 이룬다는 전제에서, 덜오른 주식 ( 관심이 적고 내재가치가 우량한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이익을 낼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 런 국면이 올해 2003년 이후 시작된 펀드 혁명의 초기단계에서 시작된 한국사회의 가치투자 논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한국시장에 펀드 투자자금이 급증하고, 그것이 다시 제 2의 정상주 시대를 이끌어 낸다면 소위 내재가치가 우량하다는 주식들은 그만큼 성장성이 부족하다는 혹독한 평가를 받으면서 길고 긴 겨울잠에 들어 갈 수도 있다.


그래서 가치투자에 필수적인 조건은 반드시 여유자금이어야 하고, 또 다른 주식의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단지 자신의 판단을 믿으며 시장의 항상성에 신뢰를 보내는 마인드로만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시장의 투자자들은 이런 가치투자의 논리를너무나 쉽게 받아 들이고 있다,

 

가 치주 펀드에 가입하면 그것이 금새 두배 세배의 이익을 올려주거나, 항상 펀드수익률 상위에 포진 할 것이라는 기대들이 팽배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시장의 논리가 내재가치보다는 엄밀히 말하면 전통주, 혹은 자산주들에 대해 관심이 쏠린 탓이고, 펀드들의 무도덕성( 펀드 자금으로 중소형종목을 집중매수해서 펀드 수익률이라는 숫자 놀음을 하는 경우) 에 상당부분 기인한 것이지 진정한 의미의 내재가치 투자를 하는 방식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한 편 또 다른 일단의 투자자들( 사실은 대개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투자 방식은 모멘텀 투자다., 이 모멘텀 투자 역시 가치분석과 기술적 분석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에서 가치분석이라 불리는 방식을 내재가치 투자로 오해를 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이 경우의 가치분석은 다분히 성장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내재가치 분석의 성장성을 보는 관점은 '그 기업의 이익이 늘어 날 것' 이라는 예측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현재 알고 있는 수치들을 앞으로도 그대로 믿을만한 가치로 평가해도 되는가 (예를들어 독점적 지위등)를 보는 것일 뿐, 기업의 영업이익이 최근 3년간 증가 했으니 내년에도 증가 할 것이라는 식의 관점은 아니다,

 

하지만 모멘텀 투자에서 가치분석은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

 

즉 과거의 해당주식의 주당 수익배율이 15에서 8까지 거래된 적이 있다면 현재 이 기업의 주가수익배율인 10은 싼 편이다, 혹은 이 기업의 주당 순자산 배율이 0.8-2 사이에 거래된 적이 있으니 지금 1.0 은 싸다는 식이다. 그래서 이 기업의 과거 평가르 기준으로 주가를 판단해서 이 기업의 적정가는 얼마이고,

 

그래서 저평가라는 논리가 성립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을 가치투자라고 부른다면 그것은 큰 착각이다.


기 본적으로 내재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상대적이 아니라 절대적 개념이어야 한다. '무조건 싸다'는 존재하지만, '과거에 비해 싸다'는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과거에 비해 싸다는 개념은 결국 '통계의 범주'에서 가격을 평가하는 것이고 통계란 과거의 괘적을 따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기술적 분석가들은 반박을 한다.

 

그 렇게 잘 알지도 못하는 기업실적을 예측하려고 애쓰지 말고, 그런 흐름들은 이미 가격에 모두 반영되어 있으니, 차라리 가격의 괘적을 살피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즉 과거의 가격들을 통계쩍으로 살피면 현재 주가의 흐름이 높은지 낮은지를 알게 되는데 굳이 부정확한 기업분석을 통해 쓸데없는 애를 쓰는가?라고 되묻는 것이다.

 

양측의 주장중에 어느 것이 옳던 혹은 틀리던 간에 둘다 과거의 통계에 바탕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주식투자는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 통계의 영역을 벗어나는 순간에 대응하는 고도의 정신적 행위이다.

 

과 거의 통계에 입각해서 해당주식에 per 20을 적용하건, 10을 적용하건, pbr 을 얼마를 기준으로 적용하건 간에 그것은 과거다, 그리고 어떤 주식가격이 전고점과 전저점, 혹은 추세선과 추세선, 그리고 그것을 합한 추세대를 보건, 혹은 가격의 가속도를 보던 그것은 모두 과거의 통계에 바탕하고 있다는 것이 결정적 한계이다.


통 계의 범주에 드는 가격행위란 참여자 모두에게 적당한 이익과 손실의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박스를 형성하는 가격은 고점 매도 저점매수가 가능하지만, 그 폭은 크지 않다, 적당한 이익이 추세적으로 누적되는 듯도 하지만 그 이익은 통계의 범주를 벗어나는 순간 일거에 사라진다,

 

예 를들어 10000원대에 사고 15000 원대에 파는 일은 반복해서 두어번의 이익을 냈더라도, 그돈을 다시 10000 원에 샀을 때, 지난 7월말 이후처럼 순식간에 급락을 하는 예상밖으로 통계의 범주를 벗어나는 가격 흐름이 나타나면 고스란히 손실을 입게마련이다,

 

반 대로 15000에 매도한 주식이 갑자기 급등읗 해서 100000 원이 되는 상황은 넋을 놓고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 통계의 함정이다, 같은 논리에서 보면 지난번 주가 2000 포인트를 넘은 시점의 한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통계적 범주에 있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통계적 범주 사이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었지만, 그 이익이 사라지는데는 1/10의 시간만으로도 충분했다,

 

결국 주식투자는 통계의 범주를 벗어나는 순간의 이익과 손실을 취하는 예술이다,

 

하 지만 기술적 분석들은 모두 통계의 범주라는 함정에 갇혀 100번의 작은 이익을 보장하지만 1 번의 큰 이익을 취할 기회를 앗아가고, 90번의 저점매수를 보장하지만 1번의 통계적 범주를 벗어나는 손실로서 그간의 이익을 날려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모멘텀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가치를 보던, 가격을 보던 통계의 범주라는 함정에서 벗어나서 움직이는 가격에서 결정적 승부를 갈라야 한다

 

하지만 그 역시 직관의 영역이니 이래저래 주식 투자란 고달프고 어려운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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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을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에 큰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그 동안 부채나 주식을 통해 싼값으로 쉽게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좋은 시절과 나쁜 시절이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좋은 시절이 계속될 것으로 믿고 준비를 하지 않은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심하면 회사의 문을 닫는 경우도 생긴다.

주식시장에서는 경영자를 평가하는 몇 가지 기준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자금의 배분과 관련된 것이다. 경영자는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번 돈을 잘 배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돈을 잘 배분해야 그 결과로 돈이 벌리기 때문이다. 또한 자금의 배분에는 평소에는 수익의 일부를 까먹을 수도 있지만 갑자기 닥쳐올 위험도 준비해야 한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1990년대 후반 벤처 바람과 인터넷 바람이 불 때 주식시장에서 엄청난 자금을 조달한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의 지금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자본을 배분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제약 조건이 있다. 하나는 어떻게 자본을 조달하는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 사업(자산)에서 만들어내는 현금흐름의 성격이다.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서 장기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성공하면 수익은 높지만 단기 자금의 금리가 올라가거나 장기 사업이 예상보다 나쁜 실적을 내면 자금 상환의 압박을 받는다. 반대로 장기 자금을 단기 운영자산에 배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이 기준이 모든 회사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위의 기본 원리를 완화시켜주는 것으로 사업의 성격이 있다. 투자에서부터 자금 회수까지 걸리는 기간이 짧고, 투자자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이 꾸준히 되풀이되는 경우, 예를 들면 다수의 개인을 상대로 장사하는 각종 유통업이나 음식료업의 경우는 단기 자금으로 장기 자산에 투자해도 좋다. 그러나 반대로 투자 후 자금 회수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거나 그 사업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즉 벤처의 성격이 강하거나 사업 환경에 변화가 심한 경우는 절대로 단기 자금으로 장기 자산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 보통의 회사보다 더 많은 자금을 유동성이 높은 자산에 배분해 두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회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하다 보면 이런 일반적인 원리에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다. 영업용 자산에서 많은 매출이 나오고 매출에서 많은 이익이 나오며, 이 이익이 대부분 현금성 이익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돈을 현금성 자산에 집어넣어서 그냥 단기 이자만 받아먹는 회사들이 있다. 이는 경영자가 그 여유자금을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회사가 장기 성장 전략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다.

또 어떤 회사는 여유자금만 생기면 무조건 자회사 투자를 늘리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경영자는 여유자금이 생기면 이를 주주에게 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이 여유자금을 자신이 통제하면 할수록 그만큼 자기의 힘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회사의 중간 관리자들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자회사가 생기면 그만큼 새로운 일거리가 생기고, 일자리가 생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지만 최근에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주식시장의 남의 돈을 이용해서 자신의 기업 왕국을 갖추어 가려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자주 회사의 경영권이 바뀌고, 사업의 성격이 바뀐다. 만약 실제로 회사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이런 전략은 단순히 단기에 큰 돈을 벌기 위해서 기업의 겉모습을 요리 조리 바꾸어 패션쇼에 내보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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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성장의 함정

이데일리 | 기사입력 2007-08-06 12:20 기사원문보기

[이 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최근 한국의 몇몇 대표 기업들이 성장의 함정에 빠져 있는 듯하다. 성장의 매력은 무서운 것이다. 일반적으로 높은 성장율을 보이면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회사의 목표도 전년보다 매출이나 이익을 10% 또는 20% 더 늘려 잡기도 한다. 주식투자가들도 어떤 회사의 매출이나 이익이 늘어나면 또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 주가가 조금 높다는 생각이 들어도 쉽게 손이 간다. 그러나 이런 생각의 관습은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성장이 아니라 가치의 창조다. 그래서 최근에는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창조적인 경영이니, 블루오션이니, 주주가치 경영이니 등등의 듣기 좋은 말들을 많이 한다. 여기서 가치의 창조란 기업으로 들어가는 돈(자원)보다 이 돈을 활용해서 만들어내는 돈(가치)이 더 많은 상태를 말한다. 즉 100원의 돈이 들어가면 이보다 더 많은 110원의 수익을 일정 기간 안에 회수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를 지속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의 내외부 구조를 갖추는 것이다.

그 런데 한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은 이런 가치 창조의 경영을 하고 싶어도 과연 회사가 지금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아니면 까먹고 있는지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회사의 성장은 측정하기가 쉽지만 말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회사가 지금 가치를 창조하고 있는지 아니면 과거에 만들어둔 가치를 까먹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회사에 투자한 총자본이 100이라고 하자. 여기서 회사가 매년 10의 수익을 만들어내면 이는 가치를 까먹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가치를 새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 대답을 하려면 투자한 100이라는 자본의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비용이 없는 자본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내가 100이라는 돈을 저축하지 않고 어떤 회사에 투자한다는 것은 저축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을 포기한 것이다.

그 래서 자본의 비용은 엄밀하게는 투자하는 개개인 또는 회사마다 달라지게 된다. 이런 각자의 기준이 모여서 일반적으로 만들어지는 시장 수익률이라는 것이 있다. 내가 어떤 회사에 요구하는 기대 수익률을 10%라고 하자. 즉 어떤 회사가 자본 100을 마련하여 투자할 때 그 자본조달을 위해 지불해야 할 비용을 10%라고 하자. 그런데 이 회사는 100이라는 자본을 투자해서 10이라는 수익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그러면 이 회사는 투자액*(투자수익률-자본조달비용)=100*(0.1-0.1)=0 이 되어 열심히 투자를 하고 일을 했으나 새로 만들어낸 가치는 아무것도 없다. 즉 겨우 현상 유지를 한 것이다.

불행하게도 많은 회사들이 그리고 투자가들이 회사의 이익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회사가 좋아지고 있다고 착각한다. 우리가 이미 위에서 보았듯이 회사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도 이익은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투자를 해서 이익이 늘어나더라도 그 이익의 정도가 자본조달비용을 넘어서야만 그 이익 속에 새로 만들어낸 가치가 들어 있는 것이다. 회사가 자본조달비용 이상의 수익을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투자를 하면 할수록 회사는 더욱 더 가치를 까먹게 된다. 회사의 경영자나 투자가는 이런 성장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구체적으로 한국의 대형 4사의 투자 규모와 투자의 결과 일어난 이익의 변화를 살펴보기로 하자.

왼쪽 표는 한국의 몇몇 대표기업의 과거 5년 유형자산투자의 결과 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대략적으로 알아보기 위해서 만든 표이다.

먼 저 삼성전자의 경우를 보면 이 회사는 2001년에서 2005년 동안 약 32.5조원을 유형자산에 투자했다. 그 결과 2006년의 매출액은 2001년보다 26.5조원이 더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2005년과 2006년의 평균액이 2000년과 2001년의 평균액보다 2.6조원이 더 늘어났다. 이상의 사실만 보면 이 회사는 투자를 한 결과 매출도 늘고 영업이익도 늘어났다.

그 러나 사실은 이 회사가 투자한 32.5조원의 자본비용은 아직 계산되지 않았다. 만약 이 회사의 자본조달비용을 10%라고 본다면 자본조달비용은 3.2조원이 된다. 즉 이 회사는 위의 기간 동안 영업이익이 최소 3.2조원 이상 늘어나야만 투자의 결과로 회사가 새로 가치를 창조한 것이 된다.

같은 방법으로 다른 회사들도 살펴볼 수 있다. SK텔레콤 역시 새로운 투자 결과로 새로 추가한 영업이익이 자본조달비용을 넘어서지 못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는 오히려 대상 기간 동안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위의 4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포스코만이 새로운 투자 결과로 만들어낸 영업이익의 증가액이 자본조달비용을 넘어서서 새로 가치를 만들어내었다.

마지막으로 자본조달비용을 왜 10%로 보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자본조달비용이란 빌린 돈에 대한 이자만이 아니라 주주의 돈(*회사 내부에 유보된 돈 포함)에도 비용이 붙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배당을 주지 않으면 주주의 돈은 공짜라고 생각한다. 주주가 회사에 투자를 할 때는 최소한 회사채 금리 이상의 수익을 요구한다. 주주는 투자하는 회사의 이익 변동이 심하면 심할수록 더 높은 수익을 요구한다. 이 주주의 요구수익률은 바로 회사의 자본조달비용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왜 하필 대상 기간을 2001년에서 2006년의 5년으로 잡았는지도 궁금할 수 있다. 이것은 필자의 자의적인 기준이다. 이런 자의적인 기준에서 오는 왜곡을 최소로 하려고 영업이익의 경우 증가액을 구할 때 두 개 연도의 평균으로 계산했다. 당연히 시작 연도와 끝나는 연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밝혀둔다. 참고로 필자는 이 글에 나온 회사들에 대한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과거에 일어난 일이며, 앞으로 이들 회사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필자는 알지 못한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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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비정상과 정상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한 가지 상태가 오래 가면 그것이 정상일까? 이상한 질문 같지만 이 질문은 지금의 세계 금융 시장의 상황을 바라보는데 중요하다.

지 금의 세계 금융시장은 비정상의 상태에 있는가? 아니면 정상의 상태인가? 나는 비정상인데 이것이 오래가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정상으로 여기고 있다고 본다. 처음에는 비정상으로 여겼던 사람들 조차도 이 비정상이 너무 오래가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정상이라고 생각을 바꾸어 버렸다. 여전히 비정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점차 바보가 되어 가고 있다.

가만히 따지고 보면 정상 또는 비정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지금의 세계금융시장이 돌아가는 상태 즉 이것의 구조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비록 지금의 상태를 비정상이라고 보더라도 이 상태가 너무 오래 가고 있으므로 여기에는 분명 이 상태를 오래 가게 만드는 구조적인 배경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사실 이 두 가지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이를 얼마나 믿느냐에는 차이가 많다. 신의 존재를 인정한다고 모두가 신을 믿는 것은 아니듯이 말이다.

우 선 이 두 가지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하나는 달러 흑자국들 중앙은행들이 자국 화폐가치를 낮추려는 정책이다. 무역을 통해 그리고 투자를 위해 미국에서 빠져나와 주변국으로 몰려드는 달러는 정상이라면 달러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흑자국의 화폐 가치를 올린다.

그러나 흑자국 중앙은행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수출시장에서 자국의 생산물이 가격 경쟁력을 갖도록 자국의 화폐 가치를 낮추려고 한다. 이는 자국 화폐를 풀어서 달러를 사 들이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결과로 대부분의 경우, 달러 흑자국에는 통화량이 늘어난다. 즉 달러의 과잉 발행은 달러가 세계의 중심 통화인한 결국 세계적인 통화량의 증가로 나타난다. 미국이 통화 인플레이션을 전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주변국에서 통화량을 증가시킨 달러는 주변국 중앙은행의 금고에 잠을 자는 것이 아니다. 부메랑처럼 다시 달러 표시 금융자산으로 찾아간다. 가장 유동성이 높고, 가장 부도 위험이 없는 곳으로 간다. 주로 미국의 국채시장이다.

그래서 미국 국채의 가격이 올라간다. 즉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 내려간다. 미국 중앙은행이 매년 적자를 보아서 정부 부채가 계속 누적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의 금리는 별로 올라가지 않는다.

돈 을 빌리는 것은 정부만이 아니다. 미국의 가계도 소득보다도 더 많은 돈을 소비하고 있다. 이 차이는 주로 부채다. 부채가 계속 늘어 가는데도 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 각 경제 주체는 별 부담없이 계속 부채를 늘리고 있다.

특히 가계는 낮은 금리 덕분에 자산 가격이 올라가자 부채를 늘리는 것에 별 저항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여 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비정상이 잘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비정상이 오래 간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달러 흑자 주변국들이 달러 가격의 하락/ 자국 화폐의 상승을 그냥 내버려 둘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은 미래에 일어날 위험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는 말과 같다. 금융시장의 참가자들이 투자 위험을 낮게 보고 있다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위험 프리미엄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다는 점이다.

사 람들이 투자 위험이 낮다고 보면 자연히 투자의 양을 늘린다. 투자의 양을 늘리는 방법은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것이다. 돈을 빌리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실제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미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효과가 그 속에 들어가 있는 상품 즉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파생상품 시장의 급증은 결코 이와 무관하지 않다. 헤지펀드와 사모펀드도 당연히 투자 전략에서 부채를 이용한다.

세계금융시장에서 미래 예측 가능성이 높은 또 하나의 중요한 자금 흐름이 있다. 바로 일본 엔의 낮은 금리다. 일본 엔이 전세계로 흘러 다니면서 세계 통화량을 늘리고 있다. 일본 엔의 금리가 조금 올라간다고 해도 여전히 일본의 금리는 낮은 수준이다. 일본 엔이 세계로 흘러나가는 일이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

세계 금융시장에 일어나는 일이 비록 비정상이라고 해도 그런 일이 이미 오래 전부터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쉽게 바뀔 것으로 보지 않는다. 즉 미래 예측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높은 예측 가능성은 위험을 낮추고, 위험이 낮아지니 점차 부채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아만 간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어느 상태가 그것이 비록 비정상이라고 하더라도 오래 계속된다는 것은 중요하다. 또 그 규모가 매우 크다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상태 내부의 질이다. 즉 세계금융시장의 내부 구조다. 이 속에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시 장 내부에 불균형과 비정상이 축적되어가면 일정 순간에는 터진다. 마치 똑 같은 힘을 주어도 건강한 사람은 이를 견디지만 약한 사람은 넘어지는 것과 같다. 일정한 온도로 열을 높여주면 어느 때가 되면 물이 수증기로 변해버린다. 용수철은 끊어진다. 모래성은 같은 한 알의 모래에도 무너진다.

물론 우리는 이 일정한 때를 알기 어렵다. 그러나 알기 어렵다고 해서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이 글을 쓴 하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 회사 나쁜 회사>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 으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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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식을 평가할 때는 현재보다는 미래성장가치에 주목하라
회사가치를 계산할 때는 청산가치(자산가치)를 철저하게 계산하라. 그리고 회사를 평가할 때, 현재 청산가치 40%, 미래 성장가치 60%의 비중을 두고 평가하라.

2. 회사를 방문해 확인하고 또 확인하라
투자 후에 재무제표를 ‘분기별로’ 계속 체크하는 건 기본이다. 또 그 회사 사장이 비전을 갖고 있는지, 회사 직원들이 실력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3. 항상 경제공부를 하라
경제공부를 열심히 하면 돈이 되는 투자정보를 금세 찾아낼 수 있다. 짧은 뉴스 속에서도 금싸라기 같은 투자정보를 건질 수 있다.

4. 기술적 분석을 버려라
기술적 분석은 쓸모없다. 그 대신 투자할 회사를 조각 조각 쪼개 청산가치를 계산하고, 미래성장가치를 예측하는 기본적 분석만 하라.

5. 장기투자하라
저평가된 회사에 투자하고, 분기별로 그 회사의 실적을 체크를 하고, 장기성장 추세라고 판단되면, 10년이고 20년이고 갖고 있어라. 단기간에 오른 것만 먹으려고 주식을 사는 건 노력 없이 과실만 먹으려 하는 도둑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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