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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1 다시본 쇼생크 탈출에서의 개인적인 명장면
케이블에서 하는 쇼생크 탈출을 우연히 다시 보게 되었다.
너무 오래전에 보아서 대강의 스토리를 제외한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는 처음 보듯 생소했다.

다시보기전의 쇼생크 탈출은 나에게 단지 똑똑하고 차분한 주인공이 자신을 철저히 이용만 하는 소장을 엿먹이고 쇼생크를 탈출하는 쾌감에 맞추어져 있었다. 나에게 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는 기억속에 그랬다.

하지만 두번째 보면서 쇼생크 탈출에 대한 나의 느낌은 바뀌게 되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20년 넘게 감옥에서 살다가 탈출하는 그 시원함도 물론 좋지만 감옥에서 모건 프리만과 앤디 우정이 새록 부러웠다.

앤디는 본인의 능력을 이용해서 감옥에 도서관도 열고, 수감생이 고등학교도 검정고시로 나올 수 있도록 조치를 한다. 이러한 차분함과 억울한 감옥속에서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수감자들을 감동시켰다.

앤디가 탈출한 이후에도 수감자들은 그를 그리워하며 그를 이야기한다. 모건 프리만의 잔잔한 나래이션이 나오면서 말이다.

뭐랄까 내가 없는 자리에서도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나에 대한 추억을 기분좋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정말 좋아보였다.

원래 쇼생크 탈출의 명장면은 하수구를 통해 탈출하여 윗옷을 벗고 비를 맞으며 양팔을 벌려 자유를 만끽하는 장면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 장면이 너무 기억에 남는다.

모건프리맨이 40년의 수감생활을 끝으로 가석방되어 적응이 안되어 괴로워하다가 넓은 초원이 있는..앤디가 말한 곳으로 가서 그의 편지를 읽는다. 편지의 내용도 가식적이거나 과장되었거나 과격하지 않다. 잔잔하다. 누구에게나 희망은 좋은 것이라고...진정한 친구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이후 모건프리만은 앤디를 찾아 국경을 넘는다. 가석방 조건을 어긴 것이다.

넓디 넓은 잔잔하고 파란 태평양을 끼고 있는 멕시코의 해변을 걷고 앤디가 감옥에서 한 말대로 그는 낡은 배를 수리하고 있었으며 모건 프리먼은 그를 향해 걸어가 가벼운 포옹을 한다. 들뜬 기분을 드러내는 오버나 대사는 없다. 그냥 서로 잔잔한 미소를 던지며 그렇게 이야기는 끝이 난다.

20년간 돌망치를 몇미터나 되는 콘크리트를 뚫고 탈출하는 집요함도 부러웠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진정으로 순수히 베풀고 사람의 마음을 얻은 앤디의 품성이 더욱 부러웠다.
Posted by ah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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