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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휴대인터넷 와이브로가 지난 4월 서울 전역 서비스를
개통한 지 100일이 지나면서
가입자 증가세에 탄력이 붙고있다.
KT는 17일 지난달 출시한 와이브로 전용 USB모뎀
단말(KWM-U1000)을 무료로 공급하면서
와이브로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6월 말 기준으로 와이브로 가입자는
2만1500명. 서울지역 개통 두달 만에 1만500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와이브로는 현재 서울 전역, 수도권 17개 대학 캠퍼스와 서울
지하철 등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와이브로 상용화 1년, 서울전역 개통 100일이 지난 시점에서 가입자 수가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는 점에서 KT는
고무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 단말기 종류가 단순하고 모뎀위주의 가입자 편중, 스마트폰 등 전용단말기의 비싼 가격 등이
와이브로 활성화에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와이브로가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데다 절대적인 가입자 수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시각도 많다.
■‘공짜 모뎀’ 와이브로 가입자 늘어
소형 USB 전용모뎀이 최근 와이브로 가입자
증가에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모뎀은 디자인이 콤팩트한 데다 보조금이 지급돼 무료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
현재 KT는
‘통큰 이벤트’를 통해 이달 말까지 KWM-U1000 모뎀(정가 16만5000원)을 무료로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다 가입비(3만원),
UICC카드비(1만1000원), 한달 기본료(무제한 1만9800원)도 받지 않는다.
특히 KT는 와이브로 인터넷 유통채널을
강화했다. 인터넷으로 와이브로 가입을 신청하면 개통까지 해서 와이브로 단말기를 다음날 택배로 고객들에게 보내준다. 호응은 뜨겁다. 직장인,
대학생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단말기를 무료로 공급하는 와이브로 전용 USB모뎀이
와이브로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올해 목표인 20만명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단말기
출시,서비스 진화 계속
단말기 신규 공급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라인업 확대가 와이브로 활성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내달 초에 와이브로 스마트폰, PMP 등 와이브로 단말기를 더 선보인다.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와이브로와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을 결합한 와이브로 복합단말기를 이달 말에 낼 계획이다. LG전자도 와이브로 PDA폰(KC1)을 이르면 이달 말께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전송속도도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KT는 연말까지 상하향 전송속도가 두배 정도 빠르게 개선된
와이브로2를 선보인다. 이렇게 되면 와이브로로 700MB짜리 영화 한편을 다운로드하는데 지금의 절반인 2분50초면 가능하다.
KT는
와이브로 마케팅을 위해 가능한 모든 곳과 손을 잡고 있다.
최근에는 와이브로 노트북을 기업고객에게 2∼3년간 저렴하게 빌려주는
렌탈서비스를 시작했다. 대우증권과 제휴해 간편한 주식거래를 시작했고 CJ홈쇼핑·GS홈쇼핑 등과 와이브로 쇼핑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밖에 와이브로 가입자끼리 무료 화상통화 등 한층 진화된 부가서비스를 속속 내놓으며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특히 이달 중 본격
판매될 결합상품도 와이브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KT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와 함께 쓰면 와이브로 기본료를 10% 할인해
준다.
이 결합상품에 가입하면 집에서는 메가패스로, 집 밖에서 이동 중에는 와이브로로 인터넷을 쓸 수 있다. 현재 와이브로 무제한
정액상품(자유선언) 기본료가 1만9800원이지만 메가패스 결합상품에 가입하면 한 달에 1만7820원에 와이브로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단말기 및 커버리지 한계
이 같은 KT의 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가입자 수가 적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우선 신규 단말기 출시가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는 게 문제다.
KT에 따르면 와이브로 가입자 10명 중
7명(70%)은 와이브로 모뎀(PC카드, USB모뎀)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모뎀 비중이 높다. 반면 이용자의 25% 정도는 와이브로 전용폰을
쓰고 있다. 현재 나와있는 한 종류의 와이브로 전용폰 가격은 보조금을 지급해도 40만원대로 비싼데다 음성통화를 위해선 별도로 KTF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는 등 비용부담이 크다.
또한 서울과 분당, 수도권 대학캠퍼스 등 사용지역이 제한적이어서 이용자 층이 국한돼
있는 것도 와이브로가 제대로 확산되지 않는 이유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서비스지역 확대는 하반기에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와이브로의 음성통화 지원 등 정책적인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풀브라우징 등 인터넷하기 좋게
사용자환경(UI)이 강화된 와이브로 폰이 싼값에 공급된다면 가입자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이동통신사의 전국망 HSDPA에 비해
서울 중심의 와이브로는 단순 보완재로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남는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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