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세계 금융시장과 전쟁에 들어갔다. 유럽중앙은행, 미국, 일본, 호주 그리고
캐나다의 중앙은행들이 시중은행에 긴급 자금을 방출했다. 시중은행들로부터 현금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의 중앙은행이 밤 사이에 비디오 회의를 통해 할인율을 0.5%포인트 인하하여 연방기금금리와의 차이를 0.5%포인트로 좁혔다. 중앙은행들의 이런 긴급한 움직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런 조치로 지금의 금융위기가 수그러들 것인가?
2주 전부터 시작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긴급자금 방출에도 불구하고 세계 금융시장은 전혀 안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주 목요일(미국 기준) 밤에 결정된 할인율의 인하는 금요일 미국 주식시장을 크게 올렸다.
미 국 중앙은행은 할인율을 인하하면서 관련된 해설문을 발표했는데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돼 있다. 하나는 할인율을 낮추니 돈을 많이 빌려가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앙은행이 지금의 사태를 보는 관점이 한달 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밝혔다. 즉 이제는 더 이상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아니라 금융시장 악화로 경제 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금융시장에서는 앞으로 중앙은행이 연방기금금리를 낮출 가능성으로 해석하고 있다.
할인율은 연방기금금리와 좀 다르다. 연방기금금리는 은행들끼리 단기로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다. 이 금리를 중앙은행이 정해놓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금 5.25%다. 단기금융시장에서 이 금리가 목표 수준을 넘어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서 이 금리가 목표 금리에 가까이 가도록 조정하고 있다.
한편 할인율은 중앙은행이 저축금융기관에게 돈을 빌려주는 금리다. 미국의 경우 2003년까지 할인율이 연방기금금리보다 낮았지만 2004년부터는 반대로 보통 1% 포인트 정도 더 높게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평소에는 은행들이 일시적인 현금의 부족을 연방기금금리로 메울 수 있으므로 이보다 금리가 더 높은 할인율로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릴 일이 거의 없다.
중앙은행이 지금의 상황에서 할인율을 낮춘 것은 비록 연방기금금리보다는 0.5% 포인트 더 높지만 저축금융기관은 담보만 가지고 오면 최장 30일까지 돈을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즉 이것으로 전체 금융시장의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동성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 과연 이번의 조치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회복할 것인가? 이는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대답이 달라질 것이다. 만약 이번의 금융위기가 유동성 부족에 의한 것이 아니고 신용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지금의 위기는 계속될 것이며, 또 다른 조치가 나올 것이다.
예를 들어서 빚을 갚을 능력이 없어서 신용이 낮아진 사람에게 돈을 더 빌려준다고 그 사람의 신용이 높아지게 될까? 또 빚을 진 사람의 신용의 질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평가기관이 시장의 유동성이 회복된다고 그 평가능력이 높아지게 될까? 부채를 진 사람들의 신용이 높아지거나 신용평가기관이 신뢰성을 회복하지 못하는 한 금융시장은 계속해서 불안할 것이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신용에 비해서 지나친 부채를 진 사람들이 부채를 줄이고, 신용의 질에 비해서 너무 값이 높게 매겨진 상품의 가격이 내려가야만 해소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과정이 진행되는 것을 디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이는 어쩔 수 없이 실물 경제 성장률을 낮추게 된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이를 허용하려고 하지 않는다. 혹시나 이 과정이 너무 지나치게 진행되어 중앙은행의 통제 수준을 넘어서 버릴까 걱정이 되어서다. 그래서 긴급자금을 풀고, 할인율을 낮추고, 등등 인플레이션을 조장하고 있다. 즉 전세계의 중앙은행은 금융시장의 디플레이션과 전쟁에 들어가 있다.
이런 비상사태에는 평소에는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금융시장들 사이의 관계가 평소와 달리 움직일 것이며, 평소라면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낮은 일도 일어날 수 있으며, 평소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들이 새로운 문제로 등장하기도 한다. 정부의 특정 조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런 시기에 투자의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지난주에 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의 중앙은행이 밤 사이에 비디오 회의를 통해 할인율을 0.5%포인트 인하하여 연방기금금리와의 차이를 0.5%포인트로 좁혔다. 중앙은행들의 이런 긴급한 움직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런 조치로 지금의 금융위기가 수그러들 것인가?
2주 전부터 시작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긴급자금 방출에도 불구하고 세계 금융시장은 전혀 안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주 목요일(미국 기준) 밤에 결정된 할인율의 인하는 금요일 미국 주식시장을 크게 올렸다.
미 국 중앙은행은 할인율을 인하하면서 관련된 해설문을 발표했는데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돼 있다. 하나는 할인율을 낮추니 돈을 많이 빌려가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앙은행이 지금의 사태를 보는 관점이 한달 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밝혔다. 즉 이제는 더 이상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아니라 금융시장 악화로 경제 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금융시장에서는 앞으로 중앙은행이 연방기금금리를 낮출 가능성으로 해석하고 있다.
할인율은 연방기금금리와 좀 다르다. 연방기금금리는 은행들끼리 단기로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다. 이 금리를 중앙은행이 정해놓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금 5.25%다. 단기금융시장에서 이 금리가 목표 수준을 넘어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서 이 금리가 목표 금리에 가까이 가도록 조정하고 있다.
한편 할인율은 중앙은행이 저축금융기관에게 돈을 빌려주는 금리다. 미국의 경우 2003년까지 할인율이 연방기금금리보다 낮았지만 2004년부터는 반대로 보통 1% 포인트 정도 더 높게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평소에는 은행들이 일시적인 현금의 부족을 연방기금금리로 메울 수 있으므로 이보다 금리가 더 높은 할인율로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릴 일이 거의 없다.
중앙은행이 지금의 상황에서 할인율을 낮춘 것은 비록 연방기금금리보다는 0.5% 포인트 더 높지만 저축금융기관은 담보만 가지고 오면 최장 30일까지 돈을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즉 이것으로 전체 금융시장의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동성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 과연 이번의 조치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회복할 것인가? 이는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대답이 달라질 것이다. 만약 이번의 금융위기가 유동성 부족에 의한 것이 아니고 신용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지금의 위기는 계속될 것이며, 또 다른 조치가 나올 것이다.
예를 들어서 빚을 갚을 능력이 없어서 신용이 낮아진 사람에게 돈을 더 빌려준다고 그 사람의 신용이 높아지게 될까? 또 빚을 진 사람의 신용의 질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평가기관이 시장의 유동성이 회복된다고 그 평가능력이 높아지게 될까? 부채를 진 사람들의 신용이 높아지거나 신용평가기관이 신뢰성을 회복하지 못하는 한 금융시장은 계속해서 불안할 것이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신용에 비해서 지나친 부채를 진 사람들이 부채를 줄이고, 신용의 질에 비해서 너무 값이 높게 매겨진 상품의 가격이 내려가야만 해소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과정이 진행되는 것을 디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이는 어쩔 수 없이 실물 경제 성장률을 낮추게 된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이를 허용하려고 하지 않는다. 혹시나 이 과정이 너무 지나치게 진행되어 중앙은행의 통제 수준을 넘어서 버릴까 걱정이 되어서다. 그래서 긴급자금을 풀고, 할인율을 낮추고, 등등 인플레이션을 조장하고 있다. 즉 전세계의 중앙은행은 금융시장의 디플레이션과 전쟁에 들어가 있다.
이런 비상사태에는 평소에는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금융시장들 사이의 관계가 평소와 달리 움직일 것이며, 평소라면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낮은 일도 일어날 수 있으며, 평소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들이 새로운 문제로 등장하기도 한다. 정부의 특정 조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런 시기에 투자의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