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00에 재등정한 후에도 큰
폭의 조정 없이 상승하면서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 기대가 힘을 얻고 있다. 염려할 만한 악재들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보수적인 의견을 내놓았던 전문가들이 속속 전망을 수정하는 데서도 긍정적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여전히 과열을 경고한다. 급락 가능성은 언제든 존재하기 때문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비관론자가 환영받지 못하는 시장 분위기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 전문가 3명의 의견을 들어봤다. ◆ 김학주 센터장, 1580까지 하락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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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모든 투자가가 부정적인 뉴스에 둔감해져 있다"며 "주가 하락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시장 참여자들이 기대에 들뜬 나머지
위험요인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 센터장은 "올해 안에 계약 갱신이 이뤄지는 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이 4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며 "갱신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갱신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 소비가 둔화될 수 있으며 이는 중국 경제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는 중국 내 생산비용 증가가 수출품 가격에 전가돼 결국 미국 시장에서 소비가 둔화되고, 이는 또 중국 경제성장 둔화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전망도 포함돼 있다. 1950을 한국 증시의 적정 수준으로 제시한 김 센터장은 현재 주가 방향성 자체가 불안해 최악의 경우 내년 상반기 안에 1580선까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580선을 지나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주가가 다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박찬익 상무, 2100 넘기 힘들다 = 박찬익 모건스탠리 상무(한국 리서치헤드)는 "현 장세는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보다 유동성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이라며 "지수가 2100 이상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넘치는 자금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적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코스피 적정 수준을 2000선으로 본다는 박 상무는 "유동성은 쉽게 흐름이 바뀔 수 있다"며 "유동성 공급이 끊긴다면 지수는 1800선까지 밀려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보여주듯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당시 모건스탠리 측은 "한국 주식은 실적 개선 등을 고려하더라도 주가가 고평가 돼 있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웠다. ◆ 박경철 씨, 2200이 한계 = 재야 전문가이긴 하지만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투자자들에게 친숙한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병원 원장은 "현 상황에서 2200이 코스피의 한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은 흰눈이 오물을 덮고 있어 보이지 않지만 위험요인들이 잠재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원장이 지적하는 대표적인 위험은 한국과 아시아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중국 증시다. 그는 "상하이종합지수가 6000에 근접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거품"이라며 "여기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가 실물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는지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도 위험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의 조정으로 인해 증시는 2200까지 상승한 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락은 내년 상반기 1700선에서 마무리될 것이며 이후엔 주도주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