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맙게도 신문매체에서 정리를 잘해주고 있다..


"TV를 보면서 리모콘으로 물건을 산다."

'홈쇼핑의 미래'라고 일컬어지던 이 유통 모델은 이미 현실로 다가와 있다. 바로 홈쇼핑 업체들이 올해로 일제히 서비스 구축을 완성한 T커머스 서비스이다.

T커머스는 지난 2005년 12월 CJ홈쇼핑과 GS홈쇼핑이 시작한 이래 지난 4월과 6월 후발주자인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이 연이어 문을 열고 의욕적으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 홈쇼핑의 유통모델인 TV, 카탈로그, 온라인과 M커머스에 이어 마지막으로 구축한 신매체 유통채널인 셈이다.

T커머스의 기반 기술은 디지털 방송이다. 디지털 방송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콘텐츠를 디지털 미디어 센터(DMC)에서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유선방송사업자(SO)가 각 가정으로 송출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디지털 방송 안에 여타 채널처럼 홈쇼핑도 하나의 PP로 입점해 있는 것. 따라서 T커머스를 이용하려면 디지털 방송에 가입해야 하고 별도의 디지털 TV 수상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 독립형과 연동형 T커머스

아날로그형 TV홈쇼핑의 구매수단이 '전화'라면 T커머스의 구매수단은 '리모콘'이다. 이 '리모콘 구매'는 크게 연동형과 독립형 두 가지 서비스로 나뉜다.

연동형 서비스는 기존 TV홈쇼핑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일반 아날로그 TV홈쇼핑과 차이가 없어 보이는 방송 도중 리모콘의 '빨간 버튼'을 누르면 구매 화면으로 넘어가는 것.

독립형 서비스는 디지털 방송의 '데이터 방송' 내에 별도의 메뉴가 마련된 곳에서 물건을 살 수 있다. 온라인몰에서 마우스로 검색하듯 리모콘으로 상품을 이리저리 검색해 살펴보기가 가능하다.

현재 매출이 발생하는 서비스는 대부분 연동형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익숙한 TV홈쇼핑 화면을 보다가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연동형 서비스보다 독립형 서비스는 시청자가 생소하게 생각하기 쉽다"며 "아직 '얼리 어댑터'가 아니면 굳이 독립형 서비스몰에 들어가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T커머스의 매출 수준은 아직 미미한 정도다. CJ홈쇼핑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CJT몰의 월 매출은 약 2억~3억원 정도.

T몰을 더 많이 알리고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업체들은 아날로그 홈쇼핑보다 더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아날로그 홈쇼핑과 제품 가격은 같지만 할인쿠폰이나 적립 포인트를 추가로 더 주는 것.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T몰은 아날로그 홈쇼핑처럼 텔레마케터 운영비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절감되는 비용을 고객에게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각 홈쇼핑의 온라인몰에서 운영하고 있는 '쿠폰' 마케팅 전략과 비슷하다.

◆ T커머스 활성화…풀어야 할 과제들


입점 중인 MSO (DMC) 입점 예정 MSO(DMC)
GS홈쇼핑 티브로드(KDMC), 온미디어(KDMC), C&M(자체), GS울산방송(GS강남방송) GS강남방송(자체)
CJ홈쇼핑 CJ케이블넷(자체), 큐릭스(자체), C&M(자체) HCN(BSI), 드림시티(BSI), GS강남방송(BSI)
현대홈쇼핑 HCN(BSI) CJ케이블넷(자체), 큐릭스(자체)
롯데홈쇼핑 제주방송(KDMC) 협의 중
◇ 홈쇼핑이 입점 중, 또는 입점 예정인 MSO(DMC) 업체

T커머스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업체들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에 입점해 고객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작한 GS홈쇼핑과 CJ홈쇼핑은 GS강남방송과 HCN, 드림시티 등에 입점할 계획이다. 후발주자인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도 CJ케이블넷·큐릭스, C&M 등에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근본적으로 디지털 방송 시청자가 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천400만 유선방송 가입자 중 현재 디지털 방송의 가입자는 50만 가구에 불과하다.

방송위원회 관계자는 "디지털 방송이 활성화되려면 ▲셋톱박스 등 디지털 방송 수상기의 보급 ▲플랫폼 사업자의 기술적 인프라 구축 ▲디지털 TV 수상기 보급 등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비싼 이용요금도 장벽이다. 송출 지역과 약정기간, 서비스 질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지만, 케이블 방송 요금이 한 달에 약 1만5천원 안팎인데 비해 디지털 방송은 약 2만5천원부터 3만원대까지 더 비싸다.

이는 인터넷이 시작 단계였던 때와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해석된다. 온라인몰과 오픈마켓 등 전자상거래의 성장에는 초고속인터넷 이용료가 낮아지면서 급격히 넷 인프라가 구축됐던 사회 배경이 있었다.

포털, 미니홈피 등 여타 인터넷 문화의 확산이 전자상거래의 성장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여타 디지털 방송 콘텐츠 소비자가 늘어나야 T커머스 이용자도 증가할 것임은 자명한 사실.

하지만 비단 이용료가 낮아진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C&M 관계자는 "가입자 증가와 더불어 그에 맞는 T커머스용 상품 프로모션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웃돈을 주고 볼 만큼 매력적인 콘텐츠가 늘어나야 시청자들이 이용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CJ홈쇼핑 관계자는 "가입자, 소비자 인식, 기기의 보급 등 여러 모로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정부가 2012년까지 지상파 방송을 전면적으로 디지털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디지털 방송 이용자도 크게 증가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앞으로 T커머스가 '터지는' 시기를 대비해 만반의 기술적 준비를 갖춰놓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쟁업체인 위성방송과 IPTV가 홈쇼핑업체에게 또 다른 사업 기회라는 전망도 있다. 현재 위성방송에서는 데이터방송 채널을 통해서 홈쇼핑 서비스를 내보내고 있으며 KT, 하나로텔레콤 등 IPTV 서비스 업체들도 전자상거래를 준비 중이다.

디지털 방송과 거의 유사한 서비스인 IPTV에 케이블TV 업자들은 경계를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IPTV에 입점한 홈쇼핑 유통채널은 방송법의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더 다양한 쇼핑 콘텐츠 제공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완전 연동형' 방송은 언제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보면서 윤은혜가 입은 후드티를 사고, 커피프린스에서 파는 커피 메뉴·가격 정보를 본다."

이른바 '완전연동형' 방송이다. 디지털 방송의 초기부터 예측돼왔던 이 판매 형태가 이뤄지기 위해선 '다자간의 계약'이 필요하다. 홈쇼핑이 SO들과 맺은 채널 계약이 공중파 방송, 상품·서비스 제공업자들까지 확산돼야 가능하다는 것.

또 제도적으로 아직 어렵다. 방송법이 지나친 상업방송을 규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체가 직접 드라마를 제작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드라마를 만들 수도 있지만 자금이나 인력 조달 면에서 엄청난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밝혔다.

/김호영·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Posted by ah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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