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한달 수익률 최고 35%… 金투자 가이드
최근 금값이 다시 뛰고 있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각) 런던 귀금속 시장에서 1온스(Toz·키워드 참조)당 64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금값은 한 달하고 일주일 만인 지난 23일 무려 100여 달러가 뛰어올라 740달러에 육박했다. 24일에는 소폭 하락, 728달러 선을
기록했다. 최저점과 최고점 사이를 비교하면 무려 15.6%나 치솟은 셈. 이는 지난해 3~5월 사이 550달러대에서 730달러까지 32.7%
치솟은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왜 이렇게 금값이 뛰는 걸까.
◆인도 결혼시즌·달러화 약세·유가 상승이 원인
무엇보다 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기은SG자산운용 진동희 펀드매니저는 “9월부터 인도의 결혼 시즌이 시작되면서 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이고 이로 인한 금값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는 지참금으로 금붙이를 가져가는 것이 전통인데, 이로 인한 금 수요가 연간 500여t으로, 전 세계 금 수요의
20%에 이른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도 한몫하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 화폐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실물투자를
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더구나 지금처럼 경기가 둔화되는 시점에서 나타나는 물가 상승은 소비 감소로 이어져 경기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부동산이나 주식보다 안전한 실물 자산, 즉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 최근엔 미국 금리 인하로 인한 달러화 약세가 가세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인한 국제 금융 시장의 불안을 해결하겠다고 내놓은 미국의 금리 인하 처방이 미국 달러화 약세를
부르면서 금값 상승을 초래하고 있는 것. 신한은행 상품개발실 유유정 과장은 “미국 달러화 가치와 금값은 반비례하는 상관 관계가 있다”며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금값이 오르고,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금값은 내린다”고 설명했다.
다소 복합적이지만 원유 가격 상승에 의한 영향도
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초래될 수밖에 없으므로, 화폐 대신 금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진다. 8월 중순 1배럴당 70달러 내외였던
원유(미국 서부텍사스 중질유) 가격은 22일 82달러로 17% 올랐다.
금 전문 웹사이트 불리언데스크(www.thebulliondesk.com
)는 “단기적으로는 급등에 따른 경계 심리가 나타나면서 금값이 소폭 하락할 가능성도 있지만, 연말까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1~2년 내에
1000달러 중반대까지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신중하게 투자… 포트폴리오 10% 이내로
대체적으로 금 투자 전망은 좋은 편이지만,
일반인이 금 투자를 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금값은 등락이 심하고, 주식과 달리 가격 변동 상·하한선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자가 100%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값은 국제 시세가 미국 달러화로 표시되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금값이
올라도 달러 가치가 원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면 수익률을 깎아먹게 된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금 투자를 할 경우 단기 투자보다는 장기 투자를 해야
하고, 투자 포트폴리오의 10% 이하 정도만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은행 통장에 금을
예치하는 방법이다. 금 실물에 직접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고, 돈으로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는 신한은행의 ‘신한
골드리슈’가 유일한데,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금을 통장에 모을 수 있는 ‘자유적립’과 매달 조금씩 금을 적립하는 ‘정기적립’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수시 입출금 통장처럼 자유롭게 입출금 할 수 있는 ‘금 자유통장’ 도 있다. 국제 금값에 환율을 적용한 1g당 가격(금
매매기준율)으로 투자하며, 사고팔 때 1%의 수수료가 붙는다. ‘골드리슈 금 적립’ 상품의 수익률은 지난 1년간 20%이고, 연초에 비해서는
12%, 지난 3개월간은 약 9% 정도다. 지난 8월 이후 금값 급등의 영향이 컸다. 신한은행 지점에 가서 계좌를 개설할 수 있으며, 특별한
가입 자격은 없다.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해외(역외)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금값이 오르면 금을 다루는 기업의 주가도
오르기 때문에 금값 상승기엔 이용할 만하다. 메릴린치의 ‘월드 골드펀드’, ‘월드 광업주 펀드’나 소시에테제너럴의 ‘금광업 주식펀드’가
대표적이다. 월드 골드 펀드의 경우 지난 1개월간 35%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냈다.
투자자가 직접 금 실물을 사서 보유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의 경우 금 소매업체에서 금을 구입하게 되는데, 사고파는 과정에서 금 도·소매상들의 유통 마진을 줘야 하고, 부가가치세
10%도 지불해야 하는 데다, 보관의 어려움도 있어 투자 수단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트로이온스(Toz)
국제 금 거래의 기본 단위로, 약 31.1034768g에 해당한다. 줄여서
그냥 온스로 부르지만, 일반적인 무게 단위 온스(oz·28.34956g)와는 구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