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지금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은 금융시장에 위기가 발생하자 긴급 자금을 집어넣고 있다.
나아가서 미국 중앙은행장인 버냉키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라도 금융시장의 위기가 실물 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는 일을 막겠다고
공식적으로 말했다.
과거 2주 동안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융시장에 집어넣은 돈은 약 4000억불로 추정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중앙은행의 지원 덕분으로 이제 서서히 위기가 정리되어 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만약 중앙은행의 긴급 자원 지원이 없었더라면 금융시장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중요한 것은 금융시장이 중앙은행의 지원 없이도 위기를 스스로 흡수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처럼 위기가 일어나자 중앙은행이 긴급 자금을 풀어서야 그 위기가 수습된다는 것은 금융시장이 이미 많은 상처를 입고 있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찌되었든 금융시장은 지난 주말을 보내면서 단기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주식시장도 다시 올라갔다. 특히 주식시장이 회복된 것은 중앙은행의 문제해결 능력에 대한 지나친 안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다시 주가가 내려가고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나빠진다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려서라도 시장을 받쳐줄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그러면 과연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면 주가가 올라가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 다우 지수와 연방기금금리의 관계를 1954년부터 지금까지 살펴보았다. 예상과는 달리 거의 정확하게 금리가 내려가면 주가가 올라갔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보탠다면 금리가 올라가도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 경우는 자주 있었다. 그런데 조사기간 중 금리를 내렸는데도 주가가 바로 올라가지 않았던 한 번의 예외가 있었다. 그것이 바로 아래 그림에서 나타낸 2001~2002년의 경우다.
2000년에 과거 20여 년 동안 장기 상승하던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자 당시 미국 중앙은행장이었던 그린스펀은 주가 하락이 혹시나 경기를 죽여서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에 들어갈 것을 걱정했다. 그래서 2001년 초에 서둘러서 연방기금 금리를 낮추었다. 이렇게 시작된 금리인하 정책은 6.5%에서 2003년 중반 1%까지 매우 많이 내려갔다. 그러나 이렇게 금리가 내려가는 2001년과 2002년에 주가는 올라가지 않았다. 반대로 떨어졌다. 주가가 올라가기 시작한 것은 2003년에 들어와서였다.
이 제 중요한 것은 과거에는 없었던 일이 왜 2001~02년에 일어난 것일까? 혹시 이번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린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이다. 2001~02년에는 큰 폭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주가를 내리 누르는 어떤 힘이 있었다. 혹시 이번에도 주가를 내리 누르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번 금융 위기의 배경에서 찾아야 한다. 이번의 금융위기는 가계의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 증가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금융시스템 전체에 부채가 높아진 것이다. 이 부채 증가가 잠재적으로 만들어 내는 위험의 증가는 그 동안 파생상품을 통해서 숨겨왔다. 이제 그 진실의 모습이 드러난 지금 이 위기를 줄이려면 결국은 부채를 줄여야 한다. 부채를 늘려서 지금의 위기를 잠시 잠재우려는 것은 더 큰 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많은 현상을 인과관계로 설명하려고 한다. 특히 경제현상을 설명하려는 사람들은 거시 경제 변수들 사이의 관련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과거의 현상에서 거시 변수들 사이의 결과적인 관련성을 찾았다고 이것을 그대로 앞으로 일어날 일에 적용하는 것은 어쩌면 이런 작업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이 당해야 할 판단의 혼란을 줄여주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현상이 일어난 배경에 대한 이해다. 많은 경우 초보자들은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 현상으로 나타난 결과만을 보고 변수들 사이의 관련성을 마치 하나의 법칙처럼 아무 곳에나 적용한다. 투자가들은 이런 말들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또한 스스로도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과거 2주 동안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융시장에 집어넣은 돈은 약 4000억불로 추정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중앙은행의 지원 덕분으로 이제 서서히 위기가 정리되어 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만약 중앙은행의 긴급 자원 지원이 없었더라면 금융시장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중요한 것은 금융시장이 중앙은행의 지원 없이도 위기를 스스로 흡수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처럼 위기가 일어나자 중앙은행이 긴급 자금을 풀어서야 그 위기가 수습된다는 것은 금융시장이 이미 많은 상처를 입고 있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찌되었든 금융시장은 지난 주말을 보내면서 단기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주식시장도 다시 올라갔다. 특히 주식시장이 회복된 것은 중앙은행의 문제해결 능력에 대한 지나친 안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다시 주가가 내려가고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나빠진다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려서라도 시장을 받쳐줄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그러면 과연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면 주가가 올라가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 다우 지수와 연방기금금리의 관계를 1954년부터 지금까지 살펴보았다. 예상과는 달리 거의 정확하게 금리가 내려가면 주가가 올라갔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보탠다면 금리가 올라가도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 경우는 자주 있었다. 그런데 조사기간 중 금리를 내렸는데도 주가가 바로 올라가지 않았던 한 번의 예외가 있었다. 그것이 바로 아래 그림에서 나타낸 2001~2002년의 경우다.
2000년에 과거 20여 년 동안 장기 상승하던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자 당시 미국 중앙은행장이었던 그린스펀은 주가 하락이 혹시나 경기를 죽여서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에 들어갈 것을 걱정했다. 그래서 2001년 초에 서둘러서 연방기금 금리를 낮추었다. 이렇게 시작된 금리인하 정책은 6.5%에서 2003년 중반 1%까지 매우 많이 내려갔다. 그러나 이렇게 금리가 내려가는 2001년과 2002년에 주가는 올라가지 않았다. 반대로 떨어졌다. 주가가 올라가기 시작한 것은 2003년에 들어와서였다.
이 제 중요한 것은 과거에는 없었던 일이 왜 2001~02년에 일어난 것일까? 혹시 이번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린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이다. 2001~02년에는 큰 폭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주가를 내리 누르는 어떤 힘이 있었다. 혹시 이번에도 주가를 내리 누르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번 금융 위기의 배경에서 찾아야 한다. 이번의 금융위기는 가계의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 증가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금융시스템 전체에 부채가 높아진 것이다. 이 부채 증가가 잠재적으로 만들어 내는 위험의 증가는 그 동안 파생상품을 통해서 숨겨왔다. 이제 그 진실의 모습이 드러난 지금 이 위기를 줄이려면 결국은 부채를 줄여야 한다. 부채를 늘려서 지금의 위기를 잠시 잠재우려는 것은 더 큰 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많은 현상을 인과관계로 설명하려고 한다. 특히 경제현상을 설명하려는 사람들은 거시 경제 변수들 사이의 관련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과거의 현상에서 거시 변수들 사이의 결과적인 관련성을 찾았다고 이것을 그대로 앞으로 일어날 일에 적용하는 것은 어쩌면 이런 작업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이 당해야 할 판단의 혼란을 줄여주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현상이 일어난 배경에 대한 이해다. 많은 경우 초보자들은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 현상으로 나타난 결과만을 보고 변수들 사이의 관련성을 마치 하나의 법칙처럼 아무 곳에나 적용한다. 투자가들은 이런 말들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또한 스스로도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