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의 수준을 알려면 이것을 먹어봐라...라는 말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이말(또는 명제)의 옳고 그름을 말하자는게 아니라 그 말이 풍기는 뉴앙스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런 예를 좀 들어보자
사람의 성격을 알려면 술을먹고 고스톱을 쳐바라
그 집 음식 솜씨를 보려면 장맛을 봐라
칵테일 솜씨를 보려면 준벅을 시켜봐라
청결도를 보려면 화장실을 봐라

뭐든 기본을 잘해야지 나머지 응용부문도 뛰어 날 것 이라는 추축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너무 상식적인 얘기여서 길게 하고 싶지도 않다. 기본을 못하는데 무슨 응용이 있겠는가?

나또한 살면서 기본도 충실히 하지 않은채 현란하고 남한테 보이기 좋은거에 집중하면서 살아왔던것 같다. 영어공부도 어려운 전공책이나 쳐다보면서 실제 영어 수준은 미국 현지인 중학교 수준도 안되면서 말이다. 또 검도를 할때는 얼른 장비를 갖추고 죽도를 휘두르고 싶었는데 칼잡는 방법만 한달이 걸린다. 그런 기본없이 진행하는 응용은 다 속빈 강정이다.

피터드러커는 천재가 회사를 이끌어 가는게 매우 위험하다고 말한다. 회사에서의 인재는 '성실한 사람'이라고 과감하게 말한다. 뛰어난 경영학의 구루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분이 생각하는건 천재성보다도 기본으로 뽑는 성품이 바로 '성실'인 것이다.

어쨌던 스파게티 이야기 하다가 너무 삼천포로 간것 같다.
개인적으로 스파게티를 좋아해서 좀 많이 먹어본 사람으로서 아래 글에 매우 공감한다
난 봉골레 스파게티를 시켜먹어보면 그집 스파게티 솜씨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봉골레는 올리브유와 마늘, 모시조개로 만드는 스파게티로서 알리오 올리오보다는 모시조개 국물로 맛을 내야하는 한단계 많은 과정이 있긴하지만 그 재료라던지 제작 과정은 알리오 올리오만큼 쉽다. 걍 모시조개 하나 더 들어가는거다. 하지만 집에따라 맛은 천지차이다. 크림 스파게티를 먹어보셨는가? 그것이야 말로 비슷하다. 끈적한 크림스파게티의 맛을 구별할 정도라면 엄청 미식가 이어야 하는데 이 봉골레 스파게티는 정말 주방장의 실력차를 여실히 들어나게 해준다. 여기서 좀 이야기를 바꾸자면 별거아닌 요리법인것 같은데 그 맛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는 바로 불의 세기, 면의 익힘의 정도, 모시조개의 상태, 모시조개와 올리브유와의 배합 등이 맛을 천지차이로 만드는 것이다. 즉 간단해 보이면서도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태리 음식점에 가시면 봉골레 스파게티를 시켜 먹어보길 바란다


흔해서 가치를 인정 못 받는 것들이 어디 한둘이겠냐 만은, 마늘은 좀 다르다.


구하기 힘들었다면 산삼보다 더 비쌀거라는게 육쪽마늘이다. 항암효과나 스태미너 증진 등의 효능은 너무 들어서 식상할 정도이지만 몸에 좋고 더구나 맛도 좋은 건 드물다. 한국의 마늘소비량이 세계 최고 이지만 이탈리아 요리의 기본도 올리브유에 마늘을 볶으면서 시작된다. 몸에서 나는 마늘 냄새 때문에 동료들의 외면을 받았다던 박찬호선수 예를 들지 않더라도 건국신화에까지 등장하는 한국과 다르게 드라큘라를 퇴치하던 수단으로 여기던 서양으로서는 특이한 경우이다. 그 중에도 알리오 올리오(alio olio)는 마늘과 올리브유만으로 만든 파스타. 가장 흔한 재료가 만드는 깊은 맛 때문에 파스타 전문점의 실력을 알고싶으면 알리오 올리오를 주문해보면 안다고 한다.

만드는 법도 라면만큼 쉽다. 스파게티 면을 삶은 뒤 올리브유에 마늘을 볶은 후 넣고 버무린 후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면 끝이다. 페퍼론치노라는 이탈리아 매운고추를 같이 볶기도 하지만 우리에겐 청양고추가 있다.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다보면 떠들썩한 시골 잔칫집의 기름 냄새가 떠오른다. 이탈리아 요리가 친숙한 이유가 바로 마늘에 있지 않을까 싶다.

〈박재찬기자 jcphotos@kyunghyang.com〉-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Posted by ah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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